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AG 금메달… 요정 손연재, 퀸으로 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3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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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리듬체조 요정의 금메달 연기!’ 리듬체조 여왕 손연재가 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우아한 자태로 리본 연기를 펼치고 있다. 손연재는 이날 한국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년 뒤인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메달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인천|김민선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ulemarine007
‘이것이 리듬체조 요정의 금메달 연기!’ 리듬체조 여왕 손연재가 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우아한 자태로 리본 연기를 펼치고 있다. 손연재는 이날 한국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년 뒤인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메달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인천|김민선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ulemarine007
흔들림 없는 환상 연기로 개인종합 71.699점
우승 라이벌 중국 덩썬웨 꺾고 완벽한 금메달
후프·곤봉·리본 3종목 꿈의 점수 18점대 기록

더 이상 아시아에 적수는 없다. 요정의 금빛 연기가 인천을 홀렸고, 한국리듬체조 역사에는 새 발자국이 새겨졌다.

손연재(20·연세대)가 한국리듬체조에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손연재는 2일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합계 71.699점을 얻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네 종목 가운데 세 종목에서 18점이 넘는 점수를 받아내며 1위. 마지막 종목인 볼에서 한 차례 실수를 하고도 우승했다. 그야말로 완벽한 아시아 정상의 위용을 뽐냈다. 만16세였던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리듬체조 개인전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안겼던 손연재다. 4년 만에 다시 나선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마침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섰다. 리듬체조의 첫 아시안게임이었던 1994히로시마대회부터 이어져온 숙원을 20년 만에 풀었다.

● 한국리듬체조 사상 첫 쾌거, 3개 종목서 18점대 득점

기량 자체가 압도적이었다. 손연재는 1일 열린 예선에서 이미 최강의 실력을 자랑했다. 합계 71.732점(후프17.850점·볼 17.883점·곤봉 18.016점·리본 17.983점)을 얻었다. 그리고 하루 뒤인 결선에서는 볼을 제외한 다른 모든 종목에서 전날보다 더 높은 점수를 따냈다.

손연재는 결선에 출전한 16명의 선수들 가운데 7번째로 연기를 펼쳤다. 첫 종목은 예선에서 최고의 점수를 얻었던 곤봉. 실수 없이 깨끗한 연기를 마치자 점수판에 18.100점이 찍혔다. 자신의 주종목인 리본에서도 마음껏 기량을 뽐내며 18.083점을 받아냈다. 동작과 리본의 움직임이 물 흐르듯 매끄럽게 이어졌다. 손연재는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을 땄던 후프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연기로 18.216점을 얻었다. 마지막 종목인 볼에서는 한 차례 볼을 떨어뜨리는 실수를 했지만, 나머지 다른 요소를 깨끗하게 소화해 17.300점을 받았다.

당초 라이벌로 꼽혔던 중국의 덩썬웨도 최고의 연기로 맞섰지만, 손연재의 금메달을 위협하기는 어려웠다. 덩썬웨는 합계 70.332점(리본 17.483점, 후프 17.583점, 볼 17.400점, 곤봉 17.866점)으로 은메달을 땄다.

● 큰 경기에 강한 손연재, 안방 부담감 이겨냈다

당초 많은 이들은 손연재의 부담과 체력을 우려했다. 워낙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인데다, 경기가 한국에서 열리면서 금메달을 기대하는 관중들의 열성적인 응원이 오히려 어깨를 무겁게 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다. 게다가 손연재는 6시간의 시차가 나는 터키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경기 사흘 전 귀국했다. 컨디션 조절이 어려워보였다.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그러나 모든 게 기우였다. 손연재는 홈팬들의 폭발적인 함성 속에 오히려 더 펄펄 날았다. “관중이 많을수록 더 집중력 있게 좋은 경기를 한다”던 옛 스승 송희 SBS 리듬체조 해설위원의 평가 그대로였다. 손연재가 나타날 때마다 경기장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고, 손연재 역시 최고의 연기로 응원에 화답했다. 더 이상 리듬체조 ‘요정’이 아닌, ‘여왕’의 대관식과도 같았다.


인천|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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