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4년 만의 최대 ‘장기 실업자’… ‘일자리 국회’는 불가능한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6일 00시 00분


코멘트

 지난해 실업자 중 실업 기간 6개월이 넘는 장기 실업자 비율이 14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는 통계청 조사가 나왔다. 2014년 7.5%에서 2015년 10%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뒤 작년에 3%포인트 급증해 전체 실업자 101만2000명 중 13만3000명(13.1%)이나 된다. 15∼29세 청년층 비중이 높다는 것과 주로 제조업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더 심각하다.

 글로벌 저성장 추세에 따라 실업난은 전 세계적 난제이지만 한국이 유독 심각한 것은 경제환경 급변에 따라 마땅히 해야 할 구조개혁을 지체한 탓이 크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10년간 글로벌 경제 최대 위협요인으로 실업을 꼽으면서 한국이 네 번째로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했다. 작금의 위기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와는 달리 우리 안에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해결책도 우리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장기 백수’ 문제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건 국회 책임이 크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현재 주중 40시간, 연장근로 12시간, 휴일근로 16시간 등 68시간인 근무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면 최소 15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국회에 간곡히 호소하고 싶다”고 했다. 제조업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 분야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청년 일자리 35만 개가 창출될 수 있다. 당장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법안이 국회에 쌓여 있는데도 정당과 대선 주자들이 이를 외면하는 것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모든 국정의 중심을 일자리 창출에 두어야 한다. 지난 10년간 우리 기업들의 해외투자액은 250조 원이나 된다. 일자리로 치면 130만 개가 빠져나간 셈이라고 한다. 과감한 규제 철폐를 통해 밖으로 나간 기업들을 불러들여야 한다.

 20일 취임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내 정책은 일자리 최우선(US Job Priority)과 기업 활동 인센티브 강화(Business-friendly)에 모아진다. 기업가정신 고양을 전담하는 보좌관까지 신설했다. 세계는 지금 법인세를 낮추고 규제를 없애며 불꽃 튀는 ‘일자리 전쟁’을 벌이고 있다. 대선까지 기다리기에는 늦다. 정치권은 이번 임시국회를 일자리 법안 처리에 역점을 두는 ‘일자리 국회’로 만들어야 한다.
#실업자#황교안#장기 백수#실업난#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