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의 달라진 홈런포]허벅지 28인치…‘헐크…’의 힘

  • 입력 2006년 4월 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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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한 타이밍+깔끔한 스윙+파워

이승엽(30·요미우리)이 한 시즌 아시아 홈런 신기록(56호)을 세웠던 2003년의 일이다. 당시 이승엽의 경쟁 상대는 심정수(31·삼성)였다. 심정수는 그해 53홈런을 쳤다.

홈런을 치는 스타일은 서로 달랐다. 심정수는 ‘헤라클레스’란 별명에 어울리게 엄청난 파워를 바탕으로 홈런을 때렸다. 반면 이승엽은 정확한 타이밍과 깔끔한 스윙으로 홈런을 쳤다.

3년이 지난 올해. 이승엽의 정확성은 여전하다. 달라진 것은 심정수 못지않은 파워가 생겼다는 것.

이승엽은 3일 현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7경기, 일본 프로야구 정규 시즌에서 3경기 등 총 10경기에서 무려 7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만만한 상대들도 아니었다. WBC에서는 메이저리그 22승 투수 돈트렐 윌리스(미국·플로리다)와 멕시코의 에이스 로드리고 로페스(볼티모어) 등을 상대로 홈런을 쳤다.

● 2년 전부터 웨이트트레이닝 집중

요코하마와의 일본 프로야구 개막 3연전에서는 2홈런을 기록했다. 두 개 모두 요코하마의 ‘슈퍼 서브마린’으로 불리는 가토 다케하루가 희생양이었다. 특히 2일 경기에서는 툭 밀어 친 듯한 공이 120m를 날아가 좌중간 스탠드에 박혔다. 가히 괴력이라 할 만하다.

이는 ‘몸짱’으로 거듭난 이승엽이 힘도 ‘장사’가 되었기 때문. 요즘 이승엽을 보면 헐렁한 유니폼을 입고 있어도 단단한 몸매가 확연히 드러난다.

2년 전부터 고향 대구의 세진헬스클럽(관장 오창훈)에서 본격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한 이승엽의 신체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2년 전 85kg이었던 몸무게는 현재 95∼96kg으로 약 10kg이 늘었다. 팔뚝 둘레는 14.7인치에서 16.5인치가 됐다. 허벅지 둘레는 성인 여자의 허리 둘레만 한 28인치에 이른다.

힘도 부쩍 늘었다. 야구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등 근육을 키우는 덤벨 로(아령을 가슴까지 들고 내리기)를 할 때 35kg짜리 덤벨을 쉬지 않고 30회까지 한다.

머신 쿼터 스쿼트(바벨을 어깨에 메고 무릎을 15도가량 굽혔다 일어나기)를 할 때는 240∼260kg짜리 바벨을 어깨에 걸고 30회를 한다. 암풀 머신(무릎을 편 상태로 앉아 가슴까지 웨이트 당기기)의 무게도 100kg을 쉽게 넘는다.

● 단백질 보충 달걀 흰자 하루 20개 먹기도

오 관장은 “겨우내 스윙을 할 때 필요한 등과 어깨, 그리고 팔 근육 운동을 집중적으로 했다. 이승엽의 경우 몸의 한 부분이 아니라 전신의 힘을 다 사용할 줄 안다”고 홈런 양산 이유를 설명했다. 이승엽은 근육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단백질 섭취를 위해 달걀 흰자를 하루에 10개 이상 먹기도 했다. 욕심이 생겨 20개 이상 먹은 날도 가끔 있었다고 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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