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동혁 “반항아 같다고요? 그 반대인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좋은 연주를 위해서는 무조건 연습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컨디션에 따라 흔들리기도 한다. 조바심도 생긴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피아노 연주가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제공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좋은 연주를 위해서는 무조건 연습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컨디션에 따라 흔들리기도 한다. 조바심도 생긴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피아노 연주가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제공
피아니스트 임동혁(33)을 따라다니는 단어가 있다. 반항과 예민, 까다로움….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각종 콩쿠르 수상으로 이름을 알렸다. 2001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 200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입상(공동 3위), 2007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4위 등 유명 국제 콩쿠르에서 모두 입상했다. 다만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판정에 불복해 수상 거부를 한 사건은 그에게 ‘반항적’ 이미지를 붙여 주었다.

25일 경기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그는 쇼팽 프로그램으로 독주회를 열었다. 자신이 독일 현지에서 직접 고른 피아노로 무대에 올랐다. 27일에는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과 함께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듀오 콘서트를 연다. 인터뷰를 잘 하지 않았던 그는 최근 만난 자리에서 자신에게 덧칠된 이미지에 대해 부담스러움을 나타냈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기가 죽고 내성적으로 변해가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 정말 반항적이고, 잘난 척하는 사람이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도 하죠.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제일 부러워요. 전 잘났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인터뷰가 부담스러워요. 신비주의도 아니에요.”

지난해 11월 워너 클래식 레이블을 통해 쇼팽 전주곡 전곡 음반을 발매한 그는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도 쇼팽을 연주했다. 가장 잘 맞는 음악이 쇼팽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실 쇼팽이 편하긴 해요. 매번 새로운 프로그램에 도전하긴 쉽지 않죠. 다만 같은 레퍼토리를 오래 연주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은 있어요. 고전 레퍼토리는 원하는 대로 연주가 잘 안 나오니 힘들어요. 잘 안 되는 걸 하려니 자학하는 것밖에 안 될 때도 있어요.”

2016년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우승, 최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미국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등 후배들의 활약이 빛나고 있다. 콩쿠르로 이름을 알린 그는 “다 같이 잘돼야 한다”며 웃었다.

“누누이 말해 왔지만 한국 사람만큼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은 없어요. 기교적인 부분은 말할 것도 없고 음악적인 부분까지 흠잡을 곳이 없죠. 한국 피아니스트들이 갑자기 잘 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잘 쳐왔어요.”

앞으로 그는 첼리스트 정명화,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정도로 유명해지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제가 피아노 빼고는 손으로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없어요. 글씨도 악필이고 그림도 잘 못 그려요. 클래식 연주자로 더 많이 연주하고, 성공하고, 바빠지는 게 앞으로 제가 이루고 싶은 것들이죠.”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피아니스트#임동혁#쇼팽 전주곡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