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외친 “우리가 여왕이로소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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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LPGA 국가대항전 첫 우승
대타 출전 전인지 4전4승 대박… 전력 약화 논란 실력으로 재워
김인경 거친 신경전 끝 짜릿 勝… 유소연 “세계 최강 입증 뿌듯”
7만5000 구름 관중 열띤 응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국가대항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한국이 3회 만에 처음으로 우승했다. 최종 승점 15로 미국과 잉글랜드(이상 승점 11)를 제쳤다. 한국의 전인지, 유소연, 김인경, 박성현(왼쪽부터)이 7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우승트로피 뒤에서 왕관을 들어 보이며 활짝 웃었다. 우승 상금은 선수당 10만 달러씩 총 40만 달러(약 4억5220만 원)다.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조직위 제공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국가대항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한국이 3회 만에 처음으로 우승했다. 최종 승점 15로 미국과 잉글랜드(이상 승점 11)를 제쳤다. 한국의 전인지, 유소연, 김인경, 박성현(왼쪽부터)이 7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우승트로피 뒤에서 왕관을 들어 보이며 활짝 웃었다. 우승 상금은 선수당 10만 달러씩 총 40만 달러(약 4억5220만 원)다.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조직위 제공

잉글랜드의 브론테 로(세계 63위)는 버디를 성공시킨 뒤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컴 온!”이라고 외쳤다. 동반 플레이 중인 김인경(30·세계 10위)의 기를 죽이려는 듯했다. 하지만 김인경은 한국 팬들의 응원에 미소를 되찾았다. 팬들은 11번홀까지 로에게 1홀을 뒤진 김인경에게 “역전합시다!”라며 응원했다.

7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국가대항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4라운드(싱글 매치). 대회 기간 7만5000여 명의 갤러리가 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한국 선수들은 수백 명의 갤러리를 몰고 다니며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팬들의 응원에 기운을 되찾은 김인경은 12번홀에서 버디로 동점을 만든 뒤 13, 14번홀에서 연달아 3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2홀 차로 앞섰다. 김인경은 14번홀 버디를 낚은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예스!”라고 외치며 맞불을 놓았다.

결국 김인경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2홀 차로 승리를 지켜냈다. 마지막 조 유소연(28)의 결과에 상관없이 한국의 우승을 확정짓는 귀중한 승점 2를 챙긴 것이다. 한국 대표 4명 가운데 맏언니인 김인경은 “(브론테 로와의) 신경전이 있었다. 최선을 다해 경기하는 것이 상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최종 승점 15로 미국과 잉글랜드(이상 승점 11)를 제치고 우승했다. 2014년 창설돼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에서 한국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라운드까지 선두(승점 10)로 4라운드에 나선 한국은 김인경과 전인지(이상 승리), 유소연(무승부)이 승점 5를 추가했다. 이기면 승점 2, 무승부는 승점 1을 얻는다.

‘골프 여제’ 박인비, 최혜진, 고진영 등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들이 줄줄이 출전권을 양보하면서 뒤늦게 대표팀에 탑승한 전인지(세계 27위)는 4전 4승을 거뒀다. 대타 출전으로 전력 약화 논란에 휩싸였던 그는 “승점 1이라도 따자는 생각으로 모든 샷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세계 1위 박성현(25)은 세계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의 싱글 매치에서 2홀 차로 졌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1회 대회부터 개근한 유소연은 삼수 끝에 우승한 뒤 환하게 웃었다. 그는 “랭킹이 높은 선수가 많은 우리가 당연히 우승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아 두 달 전부터 부담감에 시달렸다. 하지만 안방에서 우리가 세계 최강이라는 것을 입증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인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lpga 국가대항전#김인경#전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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