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배구에 가장 근접한 여자배구팀은 어디일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2월 8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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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는 당장 성적이 나지 않음에도, 여자배구에서 가장 차별화된 스타일의 ‘스피드배구’를 추구한다. 사진제공|KOVO
GS칼텍스는 당장 성적이 나지 않음에도, 여자배구에서 가장 차별화된 스타일의 ‘스피드배구’를 추구한다. 사진제공|KOVO
세계배구의 트렌드는 토탈배구다. 한국에서 ‘스피드배구’로 전파됐는데 완벽한 리시브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도 세터가 코트의 플레이어 4명(라이트 1명, 레프트 2명, 센터 1명) 전원을 공격에 가담시키는 배구를 일컫는다. 세터가 공격을 가장 효율 높은 라이트에 집중시키고, 나머지는 수비에 주력하는 분업배구와 차별화된 개념이다.

체력이 월등한 외국인선수의 공격점유율을 극대화하는 분업배구가 대세였던 V리그에서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남자부 현대캐피탈은 토탈배구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그렇다면 여자배구에서도 토탈배구는 실현 가능한 그림일까.

‘도드람 2017~2018 V리그’만 봐도 이바나(도로공사), 메디(IBK기업은행), 알레나(인삼공사)에게 공격이 쏠린다. 흥국생명도 이재영 의존도가 높다. 국가대표팀은 김연경(중국 상하이)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V리그의 외국인 의존도는 심화되고 있고, 김연경이 없으면 여자대표팀의 국제경쟁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런 풍토에서 가장 토탈배구에 근접한 여자팀으로 차상현 감독의 GS칼텍스를 꼽을 수 있다. GS칼텍스는 하위권에 있어도 ‘다른 배구’를 하려는 시도의 흔적이 엿보인다. 외국인선수 듀크뿐 아니라 레프트 강소휘의 백어택이 주요 공격루트다. 아직 몸이 완쾌되지 않았지만 레프트 이소영도 후위공격에 가세할 수 있다. 철학과 토대는 갖췄지만 GS칼텍스가 스피드배구를 장착하려면 센터의 공격비중 증가, 세터 이나연의 토탈배구를 향한 용기와 기술의 업그레이드라는 과제가 남는다.

이도희 감독의 현대건설은 GS칼텍스가 아쉬운 두 부분을 갖추고 있다. 양효진~김세영 센터라인은 V리그 최강이고, 이다영은 성장 잠재력을 갖춘 장신세터다. 현대건설이 외국인선수 없이 6일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1로 잡은 것은 토종선수의 실력을 입증한다. 다만 현대건설은 토탈배구로 가야할 당위성을 아직 확신 못하는 듯하다. 결국 지도자의 방향성과 세터의 실력 향상이 결합될 때, 여자배구의 다양성도 확보될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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