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60>黃梅時節家家雨, 靑草池塘處處蛙

  • 입력 2008년 7월 1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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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색의 黃(황)은 메뚜깃과에 속하는 풀무치의 모양을 본뜬 글자다. 黃梅(황매)는 누렇게 익은 매실이다. 중국 장강 중하류 유역에선 매실이 누렇게 익는 초여름에 장마가 지는데, 그 장맛비를 梅雨(매우) 또는 黃梅雨(황매우)라 이른다.

時(시)의 본뜻은 四時(사시)에서처럼 춘하추동의 계절이다. 時和歲豊(시화세풍)은 각 계절의 기후가 순조로워 풍년이 듦을 뜻한다. 또 세상 돌아가는 형편, 즉 時勢(시세)의 의미도 있다. 때에 맞다는 뜻도 있으니, 時雨(시우)는 적절한 때에 오는 비를 가리킨다.

節(절)의 본뜻은 대나무의 마디이다. 단락의 뜻, 關節(관절)처럼 연접부위의 뜻, 貞節(정절)처럼 절개의 뜻, 節度(절도)처럼 법도의 뜻, 그리고 節約(절약)하거나 節制(절제)하다의 뜻이 있다. 또 계절이나 철을 뜻하는데, 본래는 한 해를 스물넷으로 나눈 계절의 표준, 즉 節氣(절기)를 가리킨다. 時節(시절)은 계절과 절기가 더해진 말이다.

池(지)는 못 또는 성 주위에 파는 垓子(해자)이다. 硯池(연지)는 벼루의 오목하게 파인 곳이다. 池魚籠鳥(지어농조)는 못의 물고기와 새장의 새로, 속박되어 자유롭지 못함을 비유한다. 塘(당)의 본뜻은 제방이나 둑이며 연못을 뜻하기도 한다. 池塘(지당)은 연못도 되고 연못의 둑도 된다. 蛙(와)는 개구리로, 여기서는 개구리의 울음소리로 보는 것이 적당해 보인다.

이어지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약속하고 오지 않아 한밤이 지났는데, 한가히 바둑알 두드리다보니 타버린 등잔 심지 떨어진다.” 개구리 울어대는 초여름 장마철의 농촌 풍경, 그리고 친구를 기다리다 깊어버린 한밤의 한가함이 더없이 편안하다. 宋(송) 趙師秀(조사수)의 ‘有約(유약)’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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