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건강가족 한국학술대회 공동의장 올슨-드프레인 교수

  • 입력 2004년 6월 8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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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건강한 가족의 특성은 같다고 봅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2004 국제건강가족학술대회’의 공동의장인 데이비드 올슨(63·미국 미네소타주립대 가족사회학과 명예교수)과 존 드프레인(57· 미국 네브래스카주립대 인간과학교육학과 교수)의 한결같은 말이다.

9∼11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이 학술대회는 전 세계 가족학 교수들이 그간의 연구결과와 현장경험을 나누는 자리. 두 교수가 1978년 출범시킨 뒤 매년 각국을 돌며 가족의 건강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가족의 건강성 확립하기-개인적 사회적 국가적 차원’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한국대회에서는 국내 대학의 가족학 교수를 비롯해 미국 멕시코 중국 호주 유럽 중동지역 학자와 현장 전문가 300여명이 참석한다.

27개국 2만1000여 가족을 연구 조사했다는 드프레인 교수는 “모든 가족이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특히 건강한 가족은 문제점보다는 강점을 많이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가족학회장을 지낸 올슨 교수는 “건강가족 여부는 외적 구조가 아니라 내적 기능이 평가기준”이라며 “가족 구성원들이 친밀감 응집성 위기관리능력을 두루 갖추었다면 동성애 가족이나 한 부모 가족도 건강가족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드프레인 교수는 한국에서 내년부터 시행되는 ‘건강가족법’에 대한 일부 여성계의 반발을 의식한 듯 “부모와 자녀로 된 전통가족이라도 가부장적이거나 남녀불평등이 뿌리 깊다면 건강하지 않은 가족”이라고 말했다.

드프레인 교수가 “사회에서 동성애 가족이나 한 부모 가족을 ‘소외가족’으로 낙인찍을 때 그들은 고통을 겪는다”고 지적하자 올슨 교수는 “건강가족은 서로 의지하면서 이러한 외적인 위기나 문제를 이겨나간다”고 주장했다.

두 교수는 최근 한국에서 일고 있는 이혼 전 상담의무제 도입 움직임에 대해서는 ‘이혼율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내 보였다.

드프레인 교수는 “이혼을 결정한 상태에서 부부가 상담을 통해 결정을 번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고, 올슨 교수는 “결혼 전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이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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