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서울 포럼’에 온 佛 석학 기 소르망 인터뷰

  • 입력 2008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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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인재를 끌어들이는 곳이며 도시에 모인 인적 자원이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서울시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기 소르망 교수는 17일 네트워크에서 솟아나는 아이디어가 성장의 주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서울시
“도시는 인재를 끌어들이는 곳이며 도시에 모인 인적 자원이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서울시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기 소르망 교수는 17일 네트워크에서 솟아나는 아이디어가 성장의 주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서울시
《“서울이 세계 유수의 도시와 경쟁하는 국제적인 도시가 되려면 외국인이 서울을 자기 집처럼 편안하게 느껴야 합니다. 이것은 언어의 문제를 뛰어넘는 문화의 문제입니다. 한국은 문화적으로 닫혀 있어요.” 프랑스의 석학인 기 소르망 파리대 교수는 1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소수 민족에게 동등한 대우를 해 주지 않아 국제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을 우려가 있다”며 “아시아의 도시와 견줘 민주주의 체제를 잘 갖췄지만 개방에는 소극적이고 보수적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을 외국인 프렌들리 도시로

소르망 교수는 서울시와 대한민국학술원 공동 주최로 18,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2회 글로벌 서울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16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은 금융, 인적 자본이 필요한 국가 발전의 1단계를 이미 성취했다”며 “2단계로 유능한 인재를 유치해 이들이 생산한 아이디어를 성장의 주된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장점으로는 안전과 접근성, 첨단통신, 오랜 문명, 민주주의, 대학 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러나 국제화가 부족해 유능한 외국인이 모이지 않은 결과 다음 단계의 성장동력인 아이디어가 생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에는 아직도 외국인이 많이 살지 않으며 여전히 혼혈인을 자연스럽게 대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것. 서울이 금융, 물류의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국제화는 필수적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이 오사카, 홍콩, 광저우 등 만만찮은 상대와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며 “금융의 경우 싱가포르 등 경쟁 도시와 견줘 서비스를 더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2외국어, 외국어 전용 대학, 외국인 교수 충원 등 외국어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제 건축설계 경연대회 개최, 문화활동에 유리한 조세 체계, 서울 도심의 예술가 거주지 형성, 외국인 예술가와 창작자를 위한 창작 체류 장학금 설치, 외국인 예술가의 거처인 ‘서울빌라’ 개설도 제안했다.

그는 외국 출신의 예술가, 건축가, 교육자, 도시설계사가 서울에 살도록 끌어들여야 한다고 예를 들었다.

소르망 교수는 “아이디어는 법처럼 공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울시가 재능이 피어나도록 터전과 틀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이나 중국과 비슷해서 한국의 문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돌아보면 한국의 문화는 같은 동아시아 국가인 중국, 일본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럽 국가의 경우에는 문화가 비슷하죠. 그러나 한국 문화는 중앙아시아의 영향까지 받아 중국, 일본과는 다른 독특함을 가지고 있어요.”

소르망 교수는 기독교와 유교, 불교, 샤머니즘 등 다양한 종교의 대립으로 한국에 독특한 문화가 이뤄졌다며 한국의 젊은 예술가를 높게 평가했다. 제대로 알리지 않아 이런 점을 외국인이 잘 모른다는 말이다.

그는 “한국 예술가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등 일본이나 중국 예술가보다 더 창조적이고 모던하다”고 칭찬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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