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소문난 병원<8>척추전문병원 나누리병원

  • 입력 2008년 1월 23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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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서는 서울 강남지역에 척추전문병원이 밀집해 있는 상황을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빗댄다. 그만큼 병원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강남구 논현동 나누리병원은 개원한지 5년 정도밖에 안된 후발 척추 전문병원이지만 그중 눈에 띄는 병원이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30개 질환별로 수술 건수가 많은 병원을 조사한 결과 나누리병원은 척추수술 분야에서 1715건으로 5위에 올랐다.》

“척추에 함부로 메스를?… 비수술요법 먼저 써야죠”

○ “수술은 최후의 선택”

척추 분야는 연간 수술 건수가 가장 많은 질환 중 하나다. 병원들은 경쟁적으로 새로운 수술 기술을 선보인다. 이런 신기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치료비가 비싸다.

나누리병원은 이런 신기술을 거의 도입하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시행돼 의학적으로 검증이 됐고 건강보험이 적용돼 값이 싼 수술을 주로 한다. 지난해 11월 열린 대한신경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 병원의 장일태 대표원장은 “(각종 새로운 수술법과 비교했을 때) 단순 수술의 결과가 별로 다르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장 원장은 “더디게 가더라도 제대로 가는 게 옳다”면서 “정말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라면 고가의 신기술만 권할 게 아니라 환자의 주머니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병원의 또 다른 원칙은 가급적 수술을 피하고 비(非) 수술요법을 실시하는 것이다. 최근 비수술요법 개발에 투자를 늘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장 원장은 “지난해 척추수술 분야 5위에 올랐지만 환자들이 요청하는 대로 수술을 다 했다면 훨씬 수술 실적이 높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늘 같은 것으로 뭉친 근육을 이완시키는 근육자극요법,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의 잔가지에 직접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줄이는 신경가지치료술, 신경 잔가지를 고주파 열로 얼려 통증을 막는 고주파 열응고술 등이 대표적인 비수술요법이다.

윤도흠 연세대 신경외과 교수는 “신기술보다는 검증된 수술법을, 수술보다는 비수술요법을 권하는 것은 척추전문병원 분야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 “척추질환 운동치료를 권한다”

이 병원 의사들은 환자의 생활습관을 자세히 물어본다. 그래야 가장 적합한 ‘운동치료 처방’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운동치료는 환자가 수술을 받은 뒤 실시하는 재활치료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이 병원에서는 운동치료 개념을 확대해 디스크 등 척추질환을 예방하거나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허리 근육이 약해지면 척추는 과도한 부담을 받게 되고, ‘척추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탈출증’이 생기거나 악화된다. 운동치료를 통해 척추와 관절 주변의 약해진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것이다.

장 원장은 “물리치료, 약물치료, 수술은 척추 질환의 근본치료가 될 수 없으며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운동치료를 위한 별도의 ‘척추운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에는 미국 등 의료 선진국에서 연수받은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다.

운동치료에 치중한다고 최신 수술법 개발에 뒤처진 것은 아니다. 나누리병원은 대학병원이 아니면서도 학회에 연구논문을 꾸준히 발표하는 편이다. 의료 후진국인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의사들을 초청해 척추수술 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 6월 부평에 제2병원 개원

현재 이 병원의 병상 수는 90개다. 환자가 몰려들어 병상가동률이 거의 100%다. 때로는 어쩔 수 없이 환자를 일찍 퇴원시키기도 한다.

환자들에게 양해를 구해 6인실에 병상 하나를 더 얹거나 7인실은 8인실로, 8인실은 9인실로 늘려 보기도 했지만 병상 부족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올해 6월에는 인천 부평에 2호 나누리병원을 개원한다.

장 원장은 “그때쯤 되면 병상 부족 문제가 조금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은 전철역, 버스정류장에서 떨어져 있는 편이다. 장 원장은 “현재 30분마다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15분 간격으로 좁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기술을 섣불리 도입하지 않는 것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단점도 될 수 있다. 환자들로부터 “다른 병원에는 있는 치료법을 왜 이 병원에서는 하지 않느냐”는 불평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 원장은 “검증된 수술만 하겠다는 원칙은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

02-3446-9797 www.nanoori.co.kr

김상훈 기자corekim@donga.com

:나누리병원 추천 교수:

윤도흠 연세대 신경외과 교수 오성훈 한양대 신경외과 교수 김영백 중앙대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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