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목적을 달성하는데 실패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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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참가국 정상들이 폐막 기념 단체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서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다. 브뤼셀=AP 뉴시스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참가국 정상들이 폐막 기념 단체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서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다. 브뤼셀=AP 뉴시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지난주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TV를 트니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방문 뉴스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일본 언론은 문 대통령이 유럽에서 펼친 대북 제재 완화 노력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였습니다. 일본이야 그렇다 치고 유럽과 미국 언론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Moon’s Push to Ease North Korea Sanctions Falls Flat.


‘문 대통령의 대북 제재 완화 노력은 실패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 제목입니다. ‘Fall flat’은 ‘넘어지다’ ‘실패하다’라는 뜻입니다. ‘On your face’가 포함되면 강도가 더 세집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십계명을 보면 ‘Fall flat on your face’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완전히 실패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성공 십계명에 맞도록 의역을 하자면 ‘어떤 일을 완전히 실패해봐야 성공의 길이 보인다’라는 뜻입니다.

△It would certainly ruffle feathers in the US if London was to start to bend.

‘Ruffle feathers’는 ‘신경을 거스르다’ ‘심기를 불편하게 하다’는 뜻입니다. 새들은 경계 대상이 나타났을 때 깃털을 마치 헝클어진 것처럼 세우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만약 런던(영국)이 입장을 바꾼다면 확실히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국과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는 유럽이 문 대통령의 대북 제재 완화에 동의해 미국을 화나게 할 필요가 없다는 거지요. ‘He smoothed his ruffled feathers’라는 표현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그는 자신의 성난 마음, 불편한 심기를 가라앉혔다’라는 뜻입니다.

△Kill two birds with one papal plane.


‘Kill two birds with one stone’(일석이조)이라는 표현을 활용했네요. ‘Papal plane’은 교황 전용기를 말합니다. ‘교황 전용기 한 대로 두 마리 새를 잡다.’ 여기서 두 마리 새는 북한과 중국. 두 나라 모두 교황에게 방문 요청을 했습니다. 로랑 토메 AFP통신 베이징 부국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교황 전용기를 한 번 띄우면 북한과 중국을 모두 방문할 수 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자 한 팔로어가 “교황은 일본도 가시잖아요. 일석삼조”라는 댓글을 올렸습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asem#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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