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투지원 ‘지게부대’ 영웅, 유족 품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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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양구 수리봉 일대서 발굴… 故 김아귀씨 노무자 유해 첫 확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23일 6·25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한 비군인 노무자 김아귀 씨(당시 40세)의 아들 김학모 씨에게 전사자 신원확인통지서와 국방부 장관의 위로패 등을 전달하고 있다. 김아귀 씨는 비군인 노무자 유해 가운데 처음으로 신원이 밝혀졌다. 국방부 제공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23일 6·25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한 비군인 노무자 김아귀 씨(당시 40세)의 아들 김학모 씨에게 전사자 신원확인통지서와 국방부 장관의 위로패 등을 전달하고 있다. 김아귀 씨는 비군인 노무자 유해 가운데 처음으로 신원이 밝혀졌다. 국방부 제공
6·25전쟁 당시 전장에서 전투 지원 활동을 하다 산화한 노무자 유해의 신원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 발굴감식단은 23일 비군인 노무자로 참전했다 전사한 김아귀 씨(당시 40세)의 유해와 유품을 유족에게 인도하는 ‘호국영웅 귀환 행사’를 열었다. 1911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김 씨는 1951년 5월 대구 노무단 양성소를 거쳐 노무사단 제5009부대에 배치됐다. 부인과 6남매를 둔 가장의 몸으로 6·25전쟁에 비전투요원으로 참전한 것이다.

당시 유엔군은 전투 병력을 절감하고, 탄약과 유류 등 군수품을 전장에 신속히 보급하기 위해 민간인 노무자로 이뤄진 ‘한국 노무단(KSC·Korea Service Corps)을 창설했다. 노무자들의 주요 운반수단이던 지게가 알파벳 ‘A’를 닮았다고 해서 ‘지게부대(A Frame Army)’로 불렸다. 6·25전쟁에 참전한 노무자는 약 1만3000명으로 추정된다. 김 씨도 이 부대 소속으로 전투 현장에 투입됐다.

김 씨의 유해는 2010년 10월과 2012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강원 양구군 수리봉 일대에서 유품(플라스틱 숟가락 등)과 함께 발굴됐다. 군 당국은 발굴 지역의 전사(戰史) 자료와 실종·전사자 명부 등 관련 기록을 조사한 끝에 올해 6월 유족을 찾아 유전자(DNA) 검사를 거쳐 신원을 최종 확인했다. 김 씨의 유해는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계획이다. 고인의 아들 김학모 씨(78·경북 상주시)는 “어머니는 평생 아버지를 그리워하다 2010년 돌아가셨다”며 “이제라도 아버지의 유해를 찾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를 포함해 2000년 유해 발굴사업이 시작된 이래 신원이 확인된 6·25전쟁 전사자는 126명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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