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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수 작가 “기괴한 캐릭터는 안면인식장애 때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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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수 작가 “기괴한 캐릭터는 안면인식장애 때문인 것 같아요”

박훈상기자 입력 2014-09-03 03:00수정 2014-09-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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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로 100회 맞는 공포 웹툰 ‘금요일’의 배진수 작가
배진수 작가는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한 대형 쇼핑몰 앞에서도 기자가 요구하는 각양각색의 포즈를 유쾌하게 선보였다. 그는 “기괴하고 우울한 공포 웹툰을 그린다고 사람까지 우울하진 않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지금은 폐지된 SBS 예능 ‘짝’에서 만난 아내와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우리가 범인을 쫓을 때 몽타주를 그리듯 만화 캐릭터의 핵심은 얼굴이다. 얼굴 생김새가 만화 캐릭터의 매력을 결정한다. 까치, 손오공, 독고탁 같은 인기 캐릭터도 얼굴은 생생히 기억하지만 몸매까지는 생생하지 않다.

웹툰 ‘금요일’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흘러내린 듯 축 처진 얼굴. 배진수 작가 제공
배진수 작가(36)의 공포 웹툰 ‘금요일’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눈 코 입이 흘러내린 듯한 기괴한 얼굴을 갖고 있다. 배 작가는 사람의 얼굴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안면인식장애를 앓고 있다. 고교시절 같은 반 친구 얼굴도 외우지 못해 쩔쩔맸다. 대학 때는 친한 후배 얼굴도 알아보지 못했다. 그는 “얼굴을 마주 보고 있을 때는 구별하는데, 돌아서면 기억이 사라진다. 집중적으로 오래 만난 사람 얼굴만 겨우 기억한다”고 했다.

캐릭터의 얼굴이 비슷한 건 장애 때문일까, 부족한 그림 실력 때문일까. 그는 “하루 수십 번씩 사람 얼굴을 그렸는데도 도통 손에 익지 않았다. 등장인물을 억지로 다르게 그리다 보니 얼굴이 더 기괴해졌다”고 말했다.

경북대를 나온 그가 처음 택한 직업은 아이러니하게도 제약회사 영업사원. 그는 “의사들은 명찰을 달고 있어 얼굴을 인식하지 못해도 큰 불편이 없었다”며 웃었다. 문득 다니기 싫어져 곧 관두고 영화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했다. 시나리오를 그림으로 옮기다가 아예 웹툰으로 무대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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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머릿속으로 상상한 기괴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금요일’은 공포 웹툰이지만 귀신이나 좀비, 심령 현상은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 주변의 익숙한 주제를 비틀고 낯설게 만들어 섬뜩한 공포를 준다. 독자들에게 많이 회자되는 56회 ‘메시지’ 편에선 얼핏 평화로운 일상을 그린 초등학생의 그림일기가 등장한다. 그는 일기 속에 아동 성폭력과 아동 살해를 암시하는 장치를 숨겨 놓아 마지막 스크롤을 내린 독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는 “1990년대 PC통신 시절 ‘하이텔’에 글을 쓸 때 인기투표에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퇴마록’ 이우혁 작가와 함께 득표율이 높았던 사람이었다”며 “한 가지를 골똘하게 생각하면 스토리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지능지수(IQ) 156인 그는 상위 2%의 IQ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인 국제 멘사 회원이기도 하다.

‘금요일’은 5일 100회를 맞는다. 매번 예측하지 못한 결말에 대한 찬사나 다양한 해석을 담은 댓글이 달린다. 최근엔 결말의 반전을 예상한 똑똑한 댓글도 늘고 있다. 독자와의 두뇌 싸움에서 계속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홀로 수십만 명을 어떻게 상대할 수 있겠어요. 최대한 도망가려고 노력해야죠.”

그의 머릿속은 100회 특집판 소재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금요일#웹툰#배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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