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정신으로 만든 명품 줄자… 특허기술로 글로벌 시장서 인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코메론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코메론 본사 전경.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코메론 본사 전경.
한국 제조업이 긴 침체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기술력과 차별화된 디자인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한국 제조업이 나아가야 할 모범 사례로 언급하는 기업이 바로 ㈜코메론이다. 줄자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톱3 안에 들어가는 숨겨진 강소기업이다. 국내시장에선 압도적인 1위 업체다. 기술력의 비결은 장인정신이다. 1963년 설립 이래 줄자 한 분야에 열정을 쏟았다. 정성을 가지고 혼신을 다해 기술개발에 매달린 세월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별화가 뚜렷하지 않아 고만고만했던 줄자 업체들 사이에서 코메론이 돋보이기 시작했다. 줄자 시장에서 새로운 기술과 기능을 선보이면서 회사의 이름도 널리 알려졌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80여 개국이 찾는 명품 줄자로 거듭나게 됐다. 한국 중소기업 역사에서 화려한 성공 스토리 중 하나로 꼽힌다.

코메론 줄자 ‘KMC-87N’
코메론 줄자 ‘KMC-87N’
코메론 줄자를 명품으로 만든 대표기술 중 하나가 자동으로 멈추고 원하는 만큼 감기는 셀프락 기능이다. 셀프락 기능은 줄자 테이프가 매끄럽게 나갈 수 있도록 하고, 간편한 버튼 조작을 통하여 인출된 테이프를 부드럽고 안전하게 복귀하도록 하는 기능이다. 또 다른 혁신기술은 ‘3배속 기능’이다. 주로 장거리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롱스틸 줄자 제품의 경우 되감을 때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이 사실이다. 코메론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품에 3배속 기어를 장착해 3배 빠른 되감기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업의 효율성까지 높인 것은 물론이다. 나일론 코팅 등을 통해 롱스틸 줄자의 기능을 높인 점도 눈길을 끄는 요소다.

자석훅 기능은 코메론의 독점 기술(미국 특허 PAT.6678967 D486086)이다. 자석줄자는 혼자서도 먼 거리 측정이 편리하도록 개발됐다. 전기공, 배관공, 건식벽체 건설공, 액자 시공자, 용접공, 냉난방기구 설치공, 증기구 설치공 등 혼자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 업종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기술의 진화를 통해서 편의성을 높인 경우가 있는 반면,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한발 더 나아간 사례도 있다. 바로 양면 눈금 기술이다. 블레이드가 양면으로 인쇄된 줄자는 뒷면 눈금을 통한 정확한 표시와 선긋기 작업이 편리하다. 블레이드 앞면과 뒷면 영점 위치가 동일해서 벽이나 천장 작업 시 뒷면 눈금을 이용하여 더욱 쉽고 편리한 측정이 가능하다.

기술적인 진화만큼이나 중요했던 것은 바로 기본기다. 코메론의 제품은 JIS, KS 1급을 획득한 제품으로 눈금의 정밀도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메론은 탄탄한 줄자 시장을 기반으로 측적공구와 수공구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10월부터 산업용 칼 생산에도 돌입하여 중국 시장 판매에 본격 진입할 예정이다. 코메론은 중국엔 20년 전부터 진출해 시장을 다져왔다.

코메론 강동헌 대표는 “산업용 칼 또한 우리 회사만의 우수한 품질력으로 시장을 제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 산업공구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기업인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강동헌 대표 인터뷰
“창의력 바탕으로한 차별화로 도약 이끌어”


강동헌 대표는 코메론의 인재상이기도 한 ‘창의’ ‘열정’ ‘성실’이 몸에 배어 있다. 그는 지금도 매일 조기 축구를 하며 건강관리뿐 아니라 성실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창의, 열정, 성실 중 코메론이 가장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물론 모든 것을 완벽히 갖춘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코메론은 창의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핵심 역량으로 ‘차별화’를 꼽았다.

그는 줄자에 창의성을 더하고 디자인을 차별화하는 전략을 통해 수차례 코메론의 도약을 이끌어냈다. 단순히 기존에 찍어내던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지 말고 새로운 생각을 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직원들의 문화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창의적인 발상이 중요하다고 여겨서다. 한편 강 대표는 긍정의 힘을 믿는다고 했다. “같은 일도 자신이 어떠한 관점으로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 모든 것은 달리 볼 수 있다”며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항상 위기가 따르지만 그때가 바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메론은 늘 성장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앞으로도 세계로 뻗어나가려는 인재를 중요시하고 이들에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회사를 만들어가겠습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중소벤처기업#중소기업#기업#코메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