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복학왕 뒤이어 웃픈 현실 꼬집는 새 작품 준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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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만화축제 홍보대사 ‘기안84’

무늬 없는 헐렁한 흰 티셔츠를 입고, 노랗게 물들인 머리엔 운동복 브랜드 야구모자를 꾹 눌러썼다.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15일 만난 2018 부천국제만화축제 홍보대사 기안84(본명 김희민·34·사진)는 인기 웹툰 ‘복학왕’의 작가라기보다는 동아리방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복학생 형 같았다. 만화에서도, 방송 화면에 비치는 모습에서도 진동하는 ‘쿨내’가 그의 매력 포인트다. 주인공이 패션 대결 중 극도의 귀여움을 추구하다가 신생아로 변해버리고(‘패션왕’), 미국 대통령이 저출산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전국 대학 중 출산율 1위’인 기안대학교에 오기도 한다(‘복학왕’). 얼핏 보기에는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병맛’ 만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가 경험해 온 답답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녹아 있다.

대학 내 군기잡기 문화나 청년실업 같은 암울한 현실을 엉뚱한 상상력으로 ‘웃프게’ 풀어내는 전개는 그의 전매특허. 그가 “내 만화는 반쯤은 일상툰(작가의 일상을 소재로 한 웹툰)”이라 말하는 건 그 때문이다.

웹툰을 보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기안84는 ‘셀럽’이다. 2016년부터 MBC ‘나 혼자 산다’에 고정 출연하며 인기가 치솟아 웬만한 남자 연예인도 따내기 힘든 화장품 광고까지 찍었다. 그러나 그에게 방송은 즐거운 부업일 뿐, 여전히 일주일 중 촬영이 없는 5, 6일은 종일 만화를 그리는 데 매달린다. 그는 방송과 웹툰 연재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틈틈이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패션왕’과 ‘복학왕’이 각각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했다면, 차기작은 모든 세대를 아우를 만한 작품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내년에 연재를 시작하는 게 목표인데, 일단 ‘복학왕’ 연재를 잘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죠.”
 
부천=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기안84#복학왕#부천만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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