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끊어진 대동강 철교’찍은 AP기자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퓰리처상 수상 맥스 데스퍼… 2000년 방한, 피란민 생존자 만나

6·25전쟁 당시 파괴된 대동강 다리 잔해를 기어올라 강을 건너는 피란민들을 촬영한 맥스 데스퍼의 사진. 동아일보DB
6·25전쟁 당시 파괴된 대동강 다리 잔해를 기어올라 강을 건너는 피란민들을 촬영한 맥스 데스퍼의 사진. 동아일보DB
6·25전쟁 중이던 1950년 12월 4일 끊어진 대동강 다리 잔해를 타고 올라 강을 건너는 피란민들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던 맥스 데스퍼 전 AP통신 사진기자(사진)가 19일(현지 시간) 사망했다. 향년 104세.

AP는 “전쟁 발발 직후 현장 취재를 자원해 미군과 함께 북한에 낙하산으로 침투했던 데스퍼가 미국 메릴랜드주 실버스프링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대동강 사진 촬영 당시 데스퍼는 중국의 참전으로 후퇴하던 미군 지프를 타고 평양 부근을 지나던 중이었다. 그는 1997년 AP가 제작한 회고 인터뷰에서 “폭격으로 반파된 다리 북쪽에 피란민 수천 명이 줄지어 자신이 건널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어붙은 강을 건너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부서지고 휘어진 다리 골조를 붙들고 안간힘을 쓰다가 강으로 떨어져 숨져 갔다”고 말했다. 그는 약 15m 높이의 다리 구조물 꼭대기로 올라가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데스퍼는 2000년 전쟁 50주년을 기념해 다시 한국을 찾아 대동강을 건너 탈출했던 피란민 생존자를 만나기도 했다.

1914년 뉴욕에서 태어난 데스퍼는 1933년 사진 배달원으로 AP에 입사해 5년 뒤 사진기자가 됐다. 제2차 세계대전 때 괌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종군기자로 일했다. 1945년 9월 2일 미 전함 미주리함 갑판에서 일본 외상이 항복 문서에 서명한 조인식 사진도 그가 촬영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