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해군총장이 로펌에 간 까닭은?

  • 입력 2009년 7월 1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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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前총장 율촌 고문 맡아
“방위산업체 수출 도울 것”

1999년 제1차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끈 ‘역전의 용사’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60·사진)이 법무법인 율촌에서 방위산업과 관련한 자문에 응하는 고문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군 법무관 출신도 아닌 군 장성 출신이 국내 대형 로펌의 고문으로 영입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해군사관생도 시절부터 추진력과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 ‘송 충무공’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송 고문은 1999년 해군 제2전투전단장으로 있을 때 북한과의 연평해전을 완승으로 이끌어 충무무공훈장을 받았다.

해군본부 조함단장 시절에는 한국 해군 최초로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을 건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2006년 11월부터 1년 반 동안 해군참모총장을 지냈다.

그는 지난해 3월 40여 년간의 군 생활을 마친 뒤 여러 기업체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대부분 군 경력과 무관한 일이라 고민하던 끝에 율촌에서 뜻밖의 제안이 들어왔다. 방위산업체를 보호하고 육성하는 ‘국방공공계약팀’의 산파 역할을 맡아 달라는 것이었다.

율촌은 갈수록 커지는 방위산업과 군 관련 분쟁에 대처하기 위해 최근 국방조달과 공공계약 등을 전문으로 하는 ‘국방공공계약팀’을 로펌 내에 구성했다. 송 고문이 하는 일은 방위산업체의 무기 수출을 주선하고 방위산업체와 관공서 간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변호사와 함께 이를 조정하는 역할이다.

송 고문은 “국내 무기체계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며 이를 후발 국가들에 판매한다면 많은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며 “군 시절 활발한 군사교류를 통해 쌓은 외국 장성들과의 인맥을 통해 방산업체의 수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관공서가 무기 개발 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해 벌어지는 정부와 업체 간의 분쟁 또는 업체끼리의 분쟁에 조정자 역할도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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