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수영장 사고’ 초등생, 또래 3명에게 장기 기증하고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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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7일 1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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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기기증원 제공)
(한국장기기증원 제공)
지난 2월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 수영장에서 팔이 끼는 사고로 100일 넘게 의식불명상태에 빠졌던 초등학생이 또래 3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기백 군(12)의 가족은 병원으로부터 이 군의 의식이 깨어나기 어렵다는 통보를 받은 뒤 지난 5일 좌우 신장과 간 등을 필요한 3명에게 기증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관계자는 "이 군 부모가 점점 악화해 가는 아들을 보며 이대로 보내는 것보다는 삶의 의미를 부여해 주는 것이 맞겠다는 판단을 하셨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이 군이 입어 보지 못한 교복도 기부했다. 이 군은 올 3월 중학교 입학을 앞둔 상태에서 변을 당했다.

부모는 이 군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며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들은 어른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어린 아이가 세상을 떠나는 이런 아픔을 다른 가족들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군은 지난 2월 17일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한 호텔 수영장에서 팔이 사다리 계단에 끼는 사고를 당해 100일 넘게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이 군의 부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기다렸지만, 이 군 상태가 최근 악화하자 장기 기증을 선택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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