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카레오’ 유시민, 대권? ‘절대없다’ … 홍준표, ‘불펜’에서 호시탐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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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4일 0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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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이사장(좌), 홍준표 전 대표(우). 사진=‘유시민의 알릴레오’, ‘TV홍카콜라’ 캡처
유시민 이사장(좌), 홍준표 전 대표(우). 사진=‘유시민의 알릴레오’, ‘TV홍카콜라’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유튜브 합동방송 ‘홍카x레오’가 3일 밤 공개됐다. 2007년 이후 12년 만에 토론 상대로 마주 앉은 두 사람은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토론을 펼쳤지만, 정치·사회·안보 등 주요 사안마다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이날 토론의 첫 질문은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기준, 또는 보수와 진보의 핵심 가치가 무엇인가’였다.

홍 전 대표는 “우파의 기본적 가치는 자유, 좌파는 평등”이라며 “우파 진영에 있지만 좌파를 욕해본 적은 없다. 우파 진영에서 자유를 중심으로 세상을 만들어가려 하고, 좌파에서는 평등을 중심으로 세상을 만들어가려 한다. 그것을 조화시키는 방법이 대한민국을 운영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홍 전 대표의 기준에 동의한다면서도 “보수우파를 함께 쓰는 분들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하지 않나. 그분들은 자유를 탄압한 분들이다. 그 점에 관해서는 명확히 해야 보수가 보수다워지지 않나”라고 했다.

이에 홍 전 대표는 “나는 꼭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정권 운영 과정에서 공과가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은 과오가 있을지 모르나 우리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후 봉건영주사회로 가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사회로 가는 나라를 건국한 공을 인정해야 한다. 이씨 조선으로 돌아갈수도, 김일성의 공산주의에 물들 수 있는 상황에서 38도선 아래라도 자유민주주의를 지켰다는 점에서 건국의 아버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5000만 국민을 가난해서 구원한 사람”이라며 “물론 독재도 하고, 유신도 했으나 단면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그런데 그들이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개인의 자유를 말도 못하게 탄압했지 않나. 그 점은 시원하게 인정하고, 끊고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두 사람은 북한의 비핵화를 두고도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유 이사장은 “(북한이) 거래 조건이 맞으면 북핵 포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체제 안전이 다른 방법으로 보장된다면 굳이 북한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거기도 나름 비즈니스를 하는 곳이다. 거래의 조건이 맞냐 안 맞냐, 한쪽은 많이 요구하는 거고 우리 쪽은 좀 덜 주고 하려는 거고 그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그렇게 본다”고 주장했다.

또 유 이사장은 ‘북한은 봉건 영주국가’라는 홍 전 대표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북한 체제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내부의 개혁은 북한 인민들이 할 문제”라며 “문명적 기준으로 보면 저런 체제가 오래 가면 안 된다고 저도 생각한다. 체제 안전을 보장한다는 게 영속적 봉건적 체제를 보장해주자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홍 전 대표는 “북핵을 만들고 탄도미사일을 만든 것은 적화 통일하겠다는 것이고, 남침통일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핵을 절대 포기 안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핵균형을 이룬 다음에 핵군축으로 가는 것이 맞다”며 “핵은 군사학적으로 보면 비대칭무기다. 핵을 가진 나라와 안 가진 나라 간 전쟁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선거제 개편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문제를 놓고도 견해 차이를 보였다.

홍 전 대표는 연동형 비례제에 대해 “군소정당을 위한 제도이지 민의에 부합하는 제도가 아니다”라고 했고, 공수처법에 대해서도 “검찰이 잘못한다고 검찰 위에 검찰을 또 하나 만들면, 그럼 공수처가 잘못하면 공공수처를 또 만드나”라고 지적했다.

반면 유 이사장은 “거대 양당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선거제를 30년 넘게 했는데 만족도가 낮다”며 “서로 협의해 바꿔볼 필요가 있는데, 한국당 빼고 다 동의가 됐다. 패스트트랙에 올린 것이 의결한 것은 아니므로 지금부터 협상을 해보면 된다”고 반박했다.

유 이사장은 야권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여야, 보수, 좌우, 진보가 균형을 이뤄야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결과가 나오는데, 지금 야권의 리더십이 이렇게 가도 되나”라며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리더십 스타일이 몇 십 년 전에 흔히 보던 스타일이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이에 홍 전 대표는 황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 “한국 보수 우파 진영이 궤멸 상태까지 오게 된 배경은 탄핵“이라며 “이제 탄핵 때 어떻게 했다고 논쟁하지 말고 잊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은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홍 전 대표는 정계복귀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유 이사장에 대해 “내가 볼 때 100% 돌아온다”고 했다. 유 이사장이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하자, 홍 전 대표는 “절대는 스님 담뱃대”라며 농담으로 받아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나는 불펜으로 물러나 있는 사람”이라면서도 “주전투수가 잘하면 불펜투수가 등장할 일이 없지만, 못하면 불펜에서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한편 두 사람은 추후 합동방송에 대한 가능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오늘 방송이 나가고 재미가 있다고 하면 또 (하는 것을) 생각해보자”고 했고, 홍 전 대표는 “다음에 한번 의논해서 기회를 갖도록 하든지 (하자)”며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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