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해산” vs “더불어민주당 해산”…청와대 국민청원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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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9일 1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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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서 여야 지지층 ‘전쟁’…민주·한국 지지도 동반 상승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5일 오후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기 위해 법안을 접수시키려 하자 국회 본관 7층 의안과 주변에 모여 있던 최연혜 의원 등 자유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이 극렬히 저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주민, 강병원, 표창원, 송기헌 민주당 의원. 안철민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서 여야 지지층 ‘전쟁’…민주·한국 지지도 동반 상승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5일 오후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기 위해 법안을 접수시키려 하자 국회 본관 7층 의안과 주변에 모여 있던 최연혜 의원 등 자유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이 극렬히 저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주민, 강병원, 표창원, 송기헌 민주당 의원. 안철민 기자
‘자유한국당 정당 해산’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9일 3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답변 요건을 갖춘 가운데, 한국당의 정당지지도는 전주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두고 범여권과 범야권의 극단적인 대치가 계속되면서 각각을 지지하는 유권자들 지지세도 강하게 결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2∼26일 CBS 의뢰로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18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해 이날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의 정당 지지도는 지난 주 보다 0.2%포인트 올라 31.5%로 집계됐다. 민주당도 0.2%포인트 오른 38.0%를 기록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도 차이는 6.5%포인트에 불과하다.

정의당은 0.4%포인트 오른 7.8%, 바른미래당은 0.6%포인트 상승해 5.3%, 민주평화당 0.8%포인트 오른 2.7%를 기록했고, 무당층은 2.1%포인트 낮아진 13.2%로 나타났다. 5개 정당의 지지도가 모두 전주 대비 상승하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지금 패스트트랙 중에서 가장 중요한 갈등 요인이 선거제 개편”이라며 “그러다 보니까 총선 전야제 같은 그런 상황이라서 모든 지지층이 조금씩이나마 결집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CBS라디오에서 설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동참 열기도 이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22일 시작된 ‘한국당 해산’ 청원은 전날 오후 2시께 16만 명 가량이 동참했으나, 이후 8시간 만에 참여 인원이 6만 명 이상 늘었다. 이로써 해당 청원은 '한 달 내 20만 명 이상 참여'라는 청와대 공식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열기는 다음날 까지 이어져 29일 오전 7시께 30만 명, 오전 10시쯤 32만 명을 돌파했다. 전날 오후 10시부터 1시간에 1만 명꼴로 빠르게 늘고 있는 것.

한국당 지지자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28일 오후 7시 32분쯤 청와대 토론방에는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을 올려달라’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은 그대로 사이트에 올리면서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은 올려주지 않으면 (청와대 국민청원이) 소통의 광장이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사전 동의라는 명목으로 걸러 낸다면 국민으로부터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도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과 나란히 청원 사이트에 올려주길 바란다”며 “국민들이 어느 편을 더 지지하는지 아는 것도 국정 방향을 결정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오전 11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은 노출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달 31일부터 시스템을 개편해 100명 이상 사전 동의를 받은 청원만 청원 게시판에 공개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번 청원과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는 접속이 잘 안 되고 있다. 홈페이지 주소를 클릭하면 “접속자 수가 많아 일시적으로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잠시 후에 다시 접속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만 뜬다.

‘한국당 해산’ 뿐만 아니라 ‘민주당 해산’에 참여하려는 이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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