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 ‘음주운전·운전방해’ 혐의 불구속 기소의견 檢 송치…합의 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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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19일 14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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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레인보우희망재단 이사장. 사진=동아일보DB
박정태 레인보우희망재단 이사장. 사진=동아일보DB
한국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선수 출신 박정태(50)가 음주운전과 버스운전을 방해한 혐의가 인정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진다.

19일 부산 금정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운전자 폭행) 및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박정태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인들과 술을 마신 박정태는 지난달 18일 0시 35분경 부산 금정구 청룡동의 한 편의점 앞에서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다. 당시 그곳을 지나던 시내버스의 기사는 박정태의 차량이 길을 막고 있어 운행에 방해된다며 경적을 울린 뒤 차량 이동을 요청했다.

이 문제로 버스 기사와 말다툼을 벌이게 된 박정태는 음주상태로 자신의 차량을 직접 운전해 10~20m가량 움직였다. 계속되는 실랑이 끝에 박정태는 버스에 올라탔고 버스 기사는 출입문을 닫고 출발했다.

버스 안에서도 다툼은 이어졌다. 두 사람이 시비를 벌이는 동안 버스는 600m가량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박정태는 운전석 옆에서 폭언하고 버스 기사가 잡은 운전대를 인도 방향으로 틀기도 했다. 당시 상황은 버스 블랙박스에 포착됐다. 당시 박정태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31%였다.

박정태는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애초 버스 기사에게 술을 마셔 운전을 못 한다고 말했다. 기사가 못 들었을 수는 있다”면서 “운전을 방해할 목적으로 버스 운전대를 틀지는 않았고 다만 버스 출입문 개폐장치를 찾는 과정에서 운전대에 손이 닿았을 뿐이다. 순간적으로 흥분해 잘못한 부분이 있다”고 진술했다.

한 달여에 걸쳐 박정태를 수사한 경찰은 영장심사위원회를 열어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대신 불구속 상태로 송치하기로 했다. 박정태가 피해자와 합의한 점, 혐의를 모두 시인한 점, 도주·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1991년부터 2004년까지 롯데 자이언츠 주전 2루수로 활약한 박정태는 남다른 승부 근성과 독특한 타격 폼으로 ‘악바리’, ‘탱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과 타격코치 등을 지낸 박정태는 2015년 ‘레인보우 희망재단’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레인보우희망재단’은 비교적 가벼운 범죄를 저질러 법의 보호를 받고 있는 소년들을 대상으로 ‘레인보우 야구단’을 꾸려 야구를 가르치는 자원봉사 단체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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