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원 후원계좌에 18·18·18·…후원금 18원 보내 항의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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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4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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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파스 일부 회원들, 손혜원 의원 계좌로 ‘18원’ 입금

사진=고려대 고파스 커뮤니티 게시물
사진=고려대 고파스 커뮤니티 게시물
고려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 4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비판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욕설을 의미하는 18원을 후원했다는 인증글이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 행정학과 출신인 신 전 사무관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전날(3일) 해당 사이트에 유서를 올린 바 있다.

이날 고파스의 한 회원은 손 의원 후원 계좌에 18원을 송금한 이체 내역을 공개했다. 내역 사진을 보면, 입금계좌 기록 내용에 “사퇴하세요”라는 문장이 명시돼 있다.

또 다른 회원도 손 의원에게 18원을 송금했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언사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18원 후원금’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 전,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 진행되던 비난 퍼포먼스의 일종이다. 당시 누리꾼 일부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던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친박계 의원들의 후원계좌로 욕설을 의미하는 ‘18원’을 입금했다.

이들은 ‘18원 후원’ 내역서 사진을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개하기도 했다. 실제 ‘친박계’ 이완영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2016년 12월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몇 백명의 국민이 ‘18원’ 후원금을 나한테 보냈다. 일부는 영수증을 달라고 하시고, 그중 다시 18원을 환불해 달라는 분도 있다”라고 토로했다.

앞서 손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청와대의 KT&G 사장 교체 개입과 적자국채 발행 압력 의혹 등을 주장한 신 전 사무관에 대한 인신공격성 글을 남겼다가 삭제했다.

손 의원은 해당 글을 통해 “지난해 7월 신재민은 뭔가를 획책한다. 제 추측으로는 단기간에 큰 돈을 버는 일이었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 종잣돈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4개월간 부모님께 연락 한번 안 하다가 별안간 유튜브에 나타나 공익제보자 행세를 한다. 신재민은 진짜로 돈을 벌러 나온 거다. 신재민에게 가장 급한 건 돈이다.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을 만들어 청산유수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신 전 사무관을 지지하는 이들은 손 의원의 추측성 발언에 분노했다. 특히 고대 행정학과 출신인 신 전 사무관의 선·후배들이 활동하는 고대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손 의원에 대한 비판글과 18원 후원 인증샷이 연이어 올라왔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전날(3일) 신 전 사무관이 쓴 것으로 추측되는 유서가 게재된 바 있다.

고대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회원은 “한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도 없는 태도에 너무 화가 난다”라며 “18원 후원, 비판 문자 외에 또 다른 방법이 뭐가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편 논란이 된 글을 삭제한 손혜원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신재민 씨 관련 글을 올린 이유는 순수한 공익제보자로 보기에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신재민 씨 관련 글을 내린 이유는 본인이 한 행동을 책임질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더 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 전 사무관은 3일 오전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가 이날 오후 12시 40분경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모텔에서 발견됐다. 이후 서울 보라매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으며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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