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총기사고, 도비탄 아닌 직격탄 가능성 높아…사격장 구조적 문제 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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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29일 0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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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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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철원의 한 육군부대에서 A 일병(22)이 머리에 총탄을 맞아 숨진 가운데, 사고 원인이 도비탄(跳飛彈)이 아닌 직격탄(直擊彈)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29일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 인터뷰에서 A 일병의 사망과 관련해 “직격탄에 의해서 맞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1차적 법의학자의 소견이 있었다”며 “도비탄이 아니고 직격탄에 의해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총알이 도비탄일 경우, 다른 물체에 맞고 튕겨서 2차적으로 피격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총알이 많이 찌그러져 있거나 그렇다”며 “현재는 찌그러졌기보다는 조금 깨진 것으로 보여지는 소견이고. 이것에 따라서 직격탄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깨진 것과 찌그러진 것은 다른 것”이라며 “뼈가 굉장히 단단하기 때문에 총알이 뼈를 뚫고 들어오는 과정에서 쪼개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뚫고 들어오는 과정, 이런 것들을 다 정밀감식 해야 하는 지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 소장은 누가 사격했는지 밝히는 것 보다 총알이 어떻게 전술도로까지 갔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자동화 사격장에 대한 안전진단을 촉구했다.

그는 “현장 사진을 좀 입수해서 봤는데 사격장 끝의 뒤쪽에 전술도로를 그렇게 내주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 사격장 뒤쪽에 전술도로를 통제하는 사람이 있다하더라도 만에 하나 전술도로가 아닌, 예를 들어 산악지대로 그냥 내려왔을 경우엔 총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동화 사격장은 계단식으로 되어있다. 점점 높아지면서 끝 쪽은 산을 깎아서 절개지 형태로 해서 병풍처럼 쳐놓아 총알이 넘어가지 않고 그쪽에 박히도록 유도하게끔 되어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직격탄을 맞았을 까라는 것을 추정했을 때, 그곳이 나무가 우거져 있고 잎이 많아서 막혀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지를 다 쳐내면 사격하는 곳에서 전술도로에 다니는 사람이 다이렉트로 맞을 수 있게끔 되어 있지 않은가라는 것을 저는 비공식적으로 확인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다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금 현재 전국에 있는 자동화 사격장에 대한 안전진단을 지시해야 된다”며 “이와 같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0.01%라도 있으면 안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안전할 권리가 보장되지 않은 군대는 안보도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군인의 안전한 권리는 안보와 직결된다는 것을 군 당국이 명심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철원군 소재 육군 모부대 소속 A 일병은 지난 26일 소대원 20여 명과 함께 진지공사를 마친 뒤 걸어서 부대로 복귀하던 중 갑자기 날아온 총탄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소대가 사격훈련장 인근 전술도로를 지나갈 당시 사격훈련장에서는 K2 소총 사격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군 수사기관은 사격훈련이 진행 중이던 사실로 미뤄 도비탄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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