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도 참여 가능”…바티칸, 사상 최초 여자축구팀 창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5일 20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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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축구팀 생긴지 48년만…우체국·병원 직원 등으로 선수 구성해
“진보 향한 작은 승리”…프로 여자축구팀과 26일 데뷔전

26일 데뷔 경기를 앞두고 훈련 중인 바티칸 여자 축구 클럽 선수들. 바티칸 스포츠위원회 제공
26일 데뷔 경기를 앞두고 훈련 중인 바티칸 여자 축구 클럽 선수들. 바티칸 스포츠위원회 제공
가톨릭의 본산 바티칸이 사상 처음으로 여자 선수로만 구성된 축구 클럽을 창단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4일 “바티칸 여자 축구 클럽이 26일 이탈리아 여자 프로축구 클럽인 AS 로마와 데뷔 경기를 치른다”며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관련해 숱한 논란을 겪어 온 바티칸이 이로써 진보를 향한 ‘작은 승리’를 거뒀다”고 전했다. 바티칸 남자 축구 클럽은 48년 전에 만들어졌다.

선수단은 바티칸 우체국, 의료시설 등에서 근무하는 여성 직원들과 남성 직원의 부인 또는 딸들로 구성됐다. 다닐로 젠나로 바티칸 스포츠위원장은 “지금은 평신도 선수뿐”이라며 “수녀들에게도 선수로 뛸 기회가 당연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은 아마추어 선수들이지만 카메룬 출신의 주장 유진 트체우고우에 등 3명은 상당한 기량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바티칸 여성노동자협회의 수잔 볼피니 회장이 클럽 매니저를 맡았다.

데뷔전 상대인 AS 로마는 이탈리아 세리에A 여자 프로축구 리그에 2018¤2019시즌 처음 참가해 12개 팀 중 4위에 올랐다. 젠나로 위원장은 “AS 로마에 혹시 30 대 0으로 지더라도 괜찮다. 프로선수들과의 경기 경험과 인연을 쌓을 기회를 얻은 사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티칸 여자 축구 클럽은 6월 바티칸 어린이병원 주최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국제 토너먼트 축구대회에도 참여한다. 바티칸은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참가할 목적으로 1월 육상팀을 창단하는 등 스포츠를 통한 외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육상팀은 교황을 경호하는 스위스 근위병, 사제, 수녀, 약제사 등으로 구성됐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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