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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가 20차례 성폭행후 50만원 회유… 고소했지만 수사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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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가 20차례 성폭행후 50만원 회유… 고소했지만 수사 지연”

이승건 기자 , 박영민 기자 , 이서현 채널A 기자입력 2019-01-15 03:00수정 2019-01-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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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이어 前유도선수 신유용 ‘미투’
심석희에 이어 선수 시절 코치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미투’ 운동에 동참한 유도 대표상비군 출신 신유용 씨(오른쪽)와 오빠 재용 씨가 14일 서울 모처에서 동아일보·채널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지난해 3월 그 사람한테 연락이 왔을 때 바로 미투를 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오빠가 ‘네가 미투 하는 거 말리지 않겠다. 그런데 네가 미투를 하는 순간 너한테 들려올 뒷말들과 그 시선들을 네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듣고 제가 지레 겁을 먹었습니다.”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미성년자였던 고등학생 때부터 5년간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전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 신유용 씨(24)는 이번 폭로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고백했다. 신 씨는 역시 유도 선수 출신으로 지난해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친오빠 신재용 씨(25)와 함께 본보와 만나 그동안의 일을 고백했다.

전국체전에서 우승했고 체코 국제청소년대회 등 국제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던 오빠는 2013년 수시전형으로 서울대 체육교육학과에 진학했고 2017년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가해자는 동생뿐만 아니라 오빠와도 아주 가까이서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신 씨에 따르면 ‘그 사람’의 성폭행은 전북 Y고 1학년 때인 2011년 시작됐다. A 코치는 2011년 여름 어느 날 신 씨를 숙소로 불렀고, 성폭행을 했다. 성폭행은 2015년까지 약 20차례 이어졌다고 신 씨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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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씨는 이 일이 알려질까 두려워 묻어두었다. 하지만 지난해 2018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한 신 씨에게 A 코치가 전화하면서 고소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신 씨와 A 코치의 일이 A 코치의 부인에게까지 알려지자 A 코치가 이를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신 씨에 따르면 “A 코치는 ‘와이프가 연락할 거야. 50만 원 줄 테니까 없던 일로 해달라’고 했는데 그게 너무 괘씸했다”고 말했다. 신 씨는 “저희가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출신이고 어머니 홀로 저희 남매를 다 키우셨다. 이런 걸 가지고 아직도 제가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나 보다, 이런 마음이 들었다”라고 했다.

오빠는 “그 와이프도 유도 코치다. 나를 지도하지는 않았지만 나도 다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가해자 A 코치 역시 지역 선배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너무 화가 나고 답답하고 우울증도 걸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 씨는 처음 이 사건을 경찰에 고소했다. 정상적인 사법 처리 과정을 통해 가해자가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 것이다. “그런데 수사가 엄청 길어졌어요. 제가 어쩌면 수치스러울 수도 있을 법한 증거들도 다 제출했어요.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했어요. 그런데 잘 이뤄지지 않았어요.”

이 사건은 서울 방배경찰서에서 전북 익산경찰서로, 전주지검에서 다시 서울중앙지검으로 돌고 돌았다.

앞서 방배경찰서는 지난해 3월 고소장을 접수한 뒤 피고소인 거주지 관할인 익산경찰서로 사건을 이첩했다. 익산경찰서는 기소 의견으로 전주지검에 사건을 보냈으나, 전주지검은 다시 서울에서 수사를 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 사건을 보냈다. 익산경찰서는 지난해 7월 중순경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하지만 참고인들이 진술을 거부하면서 피해자 진술 이외에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해 검찰 지휘를 받고 지난해 10월 초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다시 송치했다. 이어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지난해 10월 말경 서울중앙지검으로 사건을 보냈다. 군산지청 관계자는 “추가 조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피해자가)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등 출석이 어려워 (서울중앙지검에) 촉탁조사를 의뢰했다”며 “조사 결과가 내려오면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A 코치는 성폭행이 아니었고 신 씨와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했다. A 코치는 “성폭행이면 2015년까지 관계를 맺을 수 있었겠느냐”라고 했다.

이승건 why@donga.com / 전주=박영민 기자 / 이서현 채널A 기자
#신유용#미투#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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