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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미스 남발…우리 스스로 ‘우리 축구’를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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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미스 남발…우리 스스로 ‘우리 축구’를 막았다

뉴스1입력 2019-01-12 03:11수정 2019-01-12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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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키르기스스탄에 졸전 끝 1-0 신승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황희찬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 하자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키르기스스탄의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019.1.12/뉴스1 © News1

“상대를 잘 파악하고 그것에 대응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다. 이 부분에 집중할 것이다. 어떤 전술이나 포메이션을 사용하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파울루 벤투 감독이 가장 강조했던 것은 ‘우리 축구’였다. 상대가 칠레나 우루과이처럼 강호든, 아니면 밀집수비를 들고 나오는 약체든 ‘우리 축구’의 근간이 튼튼하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소신이었다. 그렇게 강조했던 ‘우리 축구’가 구현되지 않으면서 또 어려운 경기가 나왔다. 이기기는 했으나 웃을 수 없던 경기다.

한국이 1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리미트(UAE) 알 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전반전 막바지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김민재의 헤딩골이 이날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대다수가 키르기스스탄의 수비적인 대응을 예상했다. 1차전에서 중국에 1-2로 패했던 키르기스스탄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승점을 획득하는 것이 중요했기에 최대한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전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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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강력한 전방 압박을 펼치면서 정면승부를 펼쳤다. 수세 시에는 수비 숫자를 8~9명까지 늘리기는 했으나 마냥 엉덩이를 빼고 있던 게 아니다. 수비는 두꺼웠으나 공격 시 많은 숫자가 전진하면서 위협적인 장면들을 수차례 만들었다.

이렇게 나올 줄 몰랐다는 듯, 선수들은 당황했다. 심리적으로 불안해진 선수들은 가장 기초적인 플레이에서 실수를 남발했다. 볼 컨트롤이 되지 않았고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패스를 보내지 못했다. 패스 연결이 부정확하니 준비했던 전술이 나올 수 없었다.

벤투 감독의 불만 섞인 표정들이 전반에만 수차례 중계 카메라에 잡혔고 동료들의 실수에 허탈해 하는 선수들의 표정들도 자주 보였다.

발밑을 향해야할 때는 공간을 향했고 공간을 노려야할 때는 선수가 타깃이 된 것 같은 어이없는 패스들이 속출하며 흐름이 엉켰다. 우리 선수들의 움직임을 동료들이 막은 셈이다. 개개인의 볼 터치도 보는 이들의 한숨을 자아내게 했다.

상대가 달려들 때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은 그래도 이해할 수 있다. 별다른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이 아닌데도 아마추어 같은 컨트롤로 소유권을 넘겨주는 일들이 지나치게 많았다. 후반에는 우리 진영해서 패스가 끊기면서 실점 위기를 초래하는 일들도 있었다.

요컨대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괜찮은 슈팅들이 많았음에도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했던 것은 패스미스로 찬물을 끼얹은 영향이 적잖다.

필리핀전이 끝난 뒤 가장 많은 지적이 나왔던 좌우 풀백들의 부정확한 크로스는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오른쪽의 이용도 왼쪽의 홍철도 ‘묻지마 크로스’로 일관했다. 공격수들의 결정력도 아쉬움이 남았다. 전반에 이청용, 후반에 황희찬은 거의 비어있는 골문에 슈팅을 했으나 모두 허공으로 날아갔다. 일대일 돌파에 성공한 경우도 거의 없었다.

이겼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점수를 줄 수 없었던 경기다. 키르기스스탄이 준비를 잘한 영향도 있으나 그것보다 핵심은 우리 스스로 너무 못했다. 벤투 감독이 강조했던 ‘우리 축구’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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