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GP 완전파괴 검증완료…적대관계 해소 또 하나의 이정표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13일 0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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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군사당국이 12일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11곳에 대한 시범철수 후 완전 파괴 여부까지 상호 검증을 마쳤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0년 넘게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던 GP가 일부지만 사라지면서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기 위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이날 시범철수 GP 상호검증을 위해 GP 1곳에 남북 각 7명씩으로 구성한 11개 검증반을 투입해 상호검증 작업을 진행했다. 오전에는 남측이 북측 GP를, 오후에는 북측이 남측 GP를 현장검증 했다.

이날 군사분계선(MDL) 상에 설치된 황색 수기 아래 마주한 남북 검증반은 서로의 GP를 연결하는 작은 오솔길을 오가며 서로의 GP 상태를 확인했다.

군은 GP에 화기·장비·병력이 남아 있지는 않는지, 지상시설물은 완전 철거 됐는지, 지하시설물의 매몰과 완전 파괴됐는지 등을 전문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검증했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9·19군사합의서)에 따라 다양한 조치들을 실행에 옮기며 남북간 군사적 충돌 방지와 신뢰구축은 물론,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축을 앞당기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남북은 GP 시범철수와 함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화살머리고지 지뢰·폭발물 제거는 물론 지상·해상·공중에서의 적대행위 금지 등 다른 합의사항도 약속대로 이행 중이다.

지난달 남북은 강원도 철원 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6·25 전사자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 제거 작업을 했다. 6·25 전쟁 당시 격전지이자 65년 간 군사적 대치 상황이 이어졌던 화살머리고지 일대에 MDL을 관통하는 최대폭 12m의 비포장 전술도로가 연결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았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도 계속 진행 중이다. 남북은 JSA 내 초소 9곳(남측 4곳, 북측 5곳) 대상으로 모든 화기 및 탄약, 초소 근무를 철수했다. 남북 군사당국과 유엔군사령부가 3자 협의체를 가동해 3자 공동검증에 이은 근무 방식 등을 협의 중이다.

향후 상대측 지역에서의 경비근무 수행 및 방문객 자유왕래 보장을 위한 감시장비 조정 문제와 이에 대한 상호 정보공유 방안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JSA 비무장화 조치로 아직 남북이 공동 근무를 하는 것은 아니고 각자의 구역에서 비무장 상태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며 “상호 많은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고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중에서는 MDL을 기준으로 일정구역내 기종별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운용하고 있다. 동·서해 완충구역내 포사격 및 해상기동훈련도 중지된 상태다.

더욱이 상호 적대행위 중지와 군사적 충돌방지를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보다 구체화할 남북 군사공동위원회가 연내 구성을 완료하고, 가동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최근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구성과 운영 방안 등에 대해 집중 협의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사실상 해를 넘기게 되면서 이미 남북정상이 합의했지만 그간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던 군사공동위 구성과 운영을 위한 걸음을 재촉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1992년 2월 남북 기본합의서, 2007년 11월 제2차 남북 정상회담 후 열린 국방장관 회담, 올해 9월19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남북 군사공동위 구성이 합의됐지만, 아직 실현되지는 못하고 있다.

군사공동위가 가동되면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 등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해온 각종 군사현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 측 안을 만들어 유관 부처와 논의하고 있다”며 “이 과정이 끝나면 북측과 상호 입장을 교환하게 될 것”이라며 “각자 안이 만들어지고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가 이뤄지면 연내 군사공동위 개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운이 감돌았던 판문점과 DMZ에 정전협정 이후 경험해보지 못한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과 항구적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기대케하는 갖가지 이정표가 세워진 셈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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