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원룸화재 우즈베크 아이들 “불이야” 못알아들어 대피 못한듯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21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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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 한 원룸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목숨을 잃거나 중상을 입은 외국인 아이들은 보호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에 속수무책으로 화를 입었다.

전날인 20일 오후 7시42분쯤 경남 김해시 서상동 원룸에서 불이나 10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 가운데 건물 2층에 있던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아이들 4명이 큰 피해를 입었다.

네 살배기 남자아이가 많은 연기를 들이마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이 아이의 누나(14)와 형(12), 이종사촌(12) 역시 연기흡입으로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불이 났을 당시 2층 원룸에는 아이들끼리 옹기종기모여 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호자의 부재 속에 갑자기 닥친 화마에 아이들이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들은 2층에 있었지만 가장 늦게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호자들은 약 30~40분 전 부모는 장을 보러 가거나, 지인을 만나는 등 잠시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부모들은 올해 초 취업비자를 받아 아이들과 함께 한국으로 건너왔다. 아직 서툰 한국어 때문에 아이들이 “불이야”라는 소리도 제대로 못 알아듣고 소방관들도 뒤늦게 상황을 인지했을 가능성도 높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주민들의 인명피해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것을 볼 때, 아이들이 한국어를 잘 못 알아듣고 상황을 늦게 파악한 데다가 어떻게 대피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화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이 난 원룸 건물 1층은 주차장, 2층부터 5층까지 15세대가 거주한다.

인근 은행의 주차장 관리인(60·여)이 ‘펑’하는 소리를 듣고 119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 불로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7대와 오토바이 1대, 원룸 건물 250㎡가 불에 타 소방서추산 1억8000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관 128명과 소방차 19대 등을 동원해 40여분 만에 불을 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원룸의 1층 주차장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자세한 화재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부산·경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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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소방본부 대원들이 지난 20일 오후 7시42분쯤 경남 김해시 서상동 원룸에서 불이나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경남소방본부 제공)2018.10.21/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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