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정상, 北비핵화 ‘미묘한 엇갈림’…양국 공동선언 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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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6일 0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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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판단서면 北제재완화”…마크롱 “CVID 의지 밝혀야”
양국 경제문제도 언급…文대통령은 “철강” 마크롱은 “쇠고기”

문재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 앞뜰을 거닐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2018.10.16/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 앞뜰을 거닐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2018.10.16/뉴스1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선언을 도출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양국 경제협력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 정상은 이날 오후 3시20분부터 약 37분간 궁 앞 야외탁자에서 친교환담을 겸한 단독회담을 가졌으며, 곧이어 3시58분부터 약 35분간 확대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이후 4시47분부터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공동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 중 무엇보다 눈에 띄었던 부분은 북한과 한반도 평화에 관한 언급이었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와 제재완화를 대하는 태도에서 ‘묘한 엇갈림’이 감지돼 눈길을 끌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한불정상회담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줄 경우, 핵과 미사일 실험중단과 생산시설의 폐기뿐만 아니라 현재 보유 중인 핵무기와 핵물질 모두를 폐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유엔(UN)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며 “마크롱 대통령께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이같은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끊임없이 취해나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러한 뜻을 직접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저희는 무엇보다 평양의 ‘구체적인 공약’을 기대하고 있는데 비핵화와 미사일 계획을 폐지하기 위한 프로세스에 실질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실제적인 어떤 의지를 보여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까지는 저희가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제재를 계속해야 할 것이고 프랑스는 무엇보다도 전세계적인 평화에 위협이 되고있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상임이사국으로서 비핵화에 대해서는 완전하고 불가역적이고 검증가능한 CVID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의 질의응답시 ‘북한의 구체적 공약’과 관련 “프랑스의 경우엔 (북한의) 비핵화가 완전하고 불가역적이며 검증가능(CVID)해야 한다는데 애착을 갖고 있다”며 그 공약이 CVID라는 점을 확실히 하기도 했다.

이렇게 문 대통령이 ‘판단’을 언급한 한편 마크롱 대통령이 CVID를 강조한 데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는 전제를 한 만큼 전체적으로는 (양 정상이) 비슷한 관점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계의 상호성”이라며 “(문 대통령은) 완벽히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가는 게 목표라면 제재완화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얘기를 하신 듯하다”고 해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이 시작한 한반도 프로세스가 신뢰감을 갖고 진전할 수 있기를 바라고 이 길에 동반자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양 정상은 이외에 양국 경제문제에 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한국시장에 프랑스산 쇠고기가 다시 판매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뜻을 밝혔고 문 대통령은 “최근 한국산 수입 철강재의 EU(유럽연합)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우리측 우려를 (마크롱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실제 양국 공동선언에는 한반도의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양국 협력, 경제·문화·스포츠 등 갖가지 분야에서의 교류강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또 정상회담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2024년 파리 올림픽에 남북단일팀이 참가를 희망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2032년 올림픽과 2032년 월드컵 남북공동개최는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프랑스측에서 지원해달라고 했다.

한편, 이날 양 정상의 기자회견 발언 서두에는 최근 프랑스 남서부에서 홍수가 일어나 사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언급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향해 유감을 표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파리·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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