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작품 하나] 거짓말이 부른 ‘마녀사냥’…‘마녀’ 김다미를 깨운 영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0월 16일 06시 57분


영화 ‘더 헌트’. 사진제공|엣나인필름·씨너스엔터테인먼트
영화 ‘더 헌트’. 사진제공|엣나인필름·씨너스엔터테인먼트
<50> 김다미 - 영화 ‘더 헌트’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신인배우는 기라성 같은 선배들의 연기를 롤모델 삼아 실력을 키우기 마련이다. 올해 가장 화려한 데뷔식을 치른 영화 ‘마녀’의 주인공 김다미도 마찬가지다. 김다미를 자극하는 배우와 영화는 여럿이지만 단 하나만 꼽자면 덴마크 영화 ‘더 헌트’이다.

김다미는 ‘더 헌트’의 주인공 매즈 미켈슨의 “열렬한 팬”이라고 했다. 연기력에 관한한 이견을 갖기 어려운 명배우임에 분명하다. ‘더 헌트’는 그런 매즈 미켈슨의 대표작으로, 이를 통해 2012년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영화는 유치원 교사 루카스가 이혼 뒤 한적한 고향 마을로 내려오면서 시작된다. 이혼 뒤 정착한 고향에서 새 여자친구를 만난 루카스는 아들 마커스와도 행복한 삶을 꿈꾼다. 한 소녀가 꺼낸 작은 거짓말은 불행의 씨앗. 루카스를 향한 소녀의 사소한 거짓말은 이내 ‘전염병’처럼 퍼져 마을 전체를 감싼다.

누명을 해명하면 할수록 불신의 늪은 깊어질 뿐이다. 영화는 요란한 다툼도, 극심한 감정의 표출도 없이 담담하게 진행되지만 그로부터 만들어지는 긴장은 섬뜩하다. 한 인간을 향한 공동체의 맹목적인 비난과 폭력이 등골을 오싹하게 한다.

배우 김다미. 스포츠동아DB
배우 김다미. 스포츠동아DB

김다미는 “‘더 헌트’는 마녀사냥을 다룬 영화 중에서도 남달랐다”고 했다.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지만 영화가 전하는 마녀사냥에 관한 메시지가 분명했고, 바로 그런 점이 인상 깊게 남았다”고 했다.

흥미로운 우연이다. 김다미를 세상에 알린 영화 ‘마녀’ 역시 주인공의 외로운 싸움을 그린 이야기다. 물론 소재는 다르지만 한 인간의 분투를 그린다는 점에서 ‘더 헌트’와 묘하게 닮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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