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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페미니즘 영화 주인공에게 쏟아진 저열한 댓글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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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페미니즘 영화 주인공에게 쏟아진 저열한 댓글 폭력

동아일보입력 2018-09-15 00:00수정 2018-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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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영화 주인공에 캐스팅된 배우 정유미 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비난과 조롱의 댓글 수천 개로 도배됐다. “나오는 모든 프로그램을 보이콧하겠다” “(팬 없어질 테니) ‘스폰서’나 구해라” 등 비난 댓글에 정 씨를 옹호하는 댓글도 잇따르며 그의 SNS는 ‘성(性) 대결장’이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소설의 영화화 반대’ 청원이 올라 있는 등 점점 과열되고 있다.

한국 여성이 겪는 성차별적이고 불합리한 일상을 묘사한 이 소설은 지난해 출간돼 90만 부 넘게 팔렸다. ‘여성 문제를 이분법적으로 단순화할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양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켜 올해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될 수 있었던 인식의 토대를 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남성 일부는 이 소설이 ‘왜곡된 남녀평등관을 드러낸다’고 폄훼하면서 소설에 지지를 표한 여성들까지 손가락질했다. ‘소설을 읽었다’고 말한 여성 걸그룹 멤버는 SNS에 자신의 화보가 불태워지는 사진이 올라오는 등 곤욕을 치렀다. 그러더니 이제는 영화 주연을 맡는다는 이유로 배우에게 증오의 화살을 퍼붓는다.

정 씨 SNS에 몰려와 모욕적 댓글을 쏟아낸 이들은 대개 ‘페미니즘=여성우월=남성혐오’로 잘못 인식한다. 페미니즘 영화에 참여하는 정 씨도 남성혐오주의자일 수밖에 없다는 왜곡된 논리를 유포한다. 이런 댓글은 저열한 폭력일 뿐 아니라, 배우를 심리적으로 겁박한다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작태다. 미투 운동은 성차별과 이로 인한 불평등을 극복해 양성평등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댓글 폭력주의자’들은 페미니즘의 공론화 자체를 봉쇄하려 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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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82년생 김지영#정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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