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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마 “단순해서 친근한 선율, 훨씬 더 힘겹게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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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마 “단순해서 친근한 선율, 훨씬 더 힘겹게 작곡”

이설 기자 입력 2018-07-13 03:00수정 2018-07-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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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이루마 8월 서울공연
일 안풀리면 영화서 영감 얻어… 스타워즈는 나의 작곡 해결사
후배 위한 기획사-학교 만들어 경계 없는 음악 논하고 싶어
이루마는 대중에게 더 널리 알리고픈 곡으로 ‘문라이트송’을 꼽았다. “듣기엔 심플해도 코드가 복잡한 곡이에요. 무게감과 편안함을 동시에 담고 있죠.” 마인드테일러뮤직 제공

“선율이 단순하다고 더 쉽게 써지는 건 아니에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루마(41)는 커다란 눈을 끔뻑이며 말했다. 그의 음악은 ‘국민 배경음악’ 같다. 열차 도착을 알리거나 의료기기가 작동을 마무리할 때도 그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지나치게 익숙한 탓일까. 국내외에서 독보적 세미클래식 음악가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쉬운 음악을 한다는 선입견이 따라다닌다. 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기 어려운 것처럼 단순한 곡을 만드는 게 더 힘들다”며 “수백 년 뒤엔 이루마의 음악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를 일”이라고 했다.

다섯 살에 피아노를 시작한 이루마는 음악이 흐르는 가정에서 자랐다. 부모님, 누나 둘과 모였다 하면 건반을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고 손님이 오면 ‘피아노 명곡 500선’을 쳤다. 11세에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대 킹스칼리지에서 작곡을 전공한 뒤 2001년 ‘러브 신’으로 데뷔했다. ‘키스 더 레인’ ‘리버 플로스 인 유’ 등 히트곡이 셀 수 없이 많다.

“작곡이 안 풀릴 땐 손가락이 이끄는 대로 피아노 연주를 해요. 그래도 제자리걸음이면 프랑스 영화를 보거나 시를 읽죠. 미지의 이야기에 마음이 이끌리는 편인데, 특히 스타워즈는 저의 보물 같은 콘텐츠죠.”

저작권 문제로 2010년 소속사를 옮긴 뒤에는 해외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강렬한 공연을 선호하는 분위기 탓에 머뭇했지만 해외 반응은 뜨거웠다. 2016년 미국 카네기홀과 오페라하우스 공연이 매진된 뒤로 자신감이 붙었다.

“벨기에 여행 중 성당을 지나가는데 종탑에서 ‘리버 플로스 인 유’가 흘러나왔어요. 호텔 로비에서 누군가가 제 곡을 연주하기에 ‘내 곡이야’ 하면서 직접 피아노를 친 적도 있죠. 의외의 장소에서 제 곡이 들려오면 행복하면서도 이게 내 곡인가 싶은 기분에 휩싸입니다.”

데뷔 18년 차, 마흔한 살. 그는 음악인들과 연대하는 꿈을 꾼다. 후배들을 위한 기획사나 음악학교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움텄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눈여겨보던 음악인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 만나기도 했다. 그는 “클래식 아니면 실용음악으로 나뉘는 음악계 풍토가 아쉽다. 동료들과 음악학교를 만들어 경계 없는 음악을 논하고 싶다”고 했다.

다음 달 1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그는 ‘시티 썸머 페스티벌―낭만식당’의 마스터 셰프로 나선다. 기존 히트곡과 피아노 트리오 공연을 선사한다. “어머니가 해주시던 기름 토스트를 딸에게 가끔 해줘요. 요리법은 단순하지만 사랑 온기와 추억을 간직한 간식이죠. 요리 실력은 ‘꽝’이지만 ‘음악 마스터 셰프’로서 기름 토스트와 같은 음악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오후 5시. 3만3000∼9만9000원.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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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마#피아노#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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