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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돌풍②] 김태리·김민정·김은숙 작가, 女주역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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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돌풍②] 김태리·김민정·김은숙 작가, 女주역으로 읽는다

윤여수 기자 입력 2018-07-13 06:57수정 2018-07-13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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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고애신 역을 맡은 김태리-쿠도 히나 역을 맡은 김민정-김은숙 작가(왼쪽부터). 사진|화앤담픽쳐스·동아닷컴DB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7일 첫 방송하며 시청률 8.9%(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전국 가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tvN 드라마의 첫 회분 가운데 최고 수치다. ‘미스터 션샤인’은 이어 8일 9.7%의 시청률로 향후 심상찮은 반향을 예고했다. 열강의 침입으로 무너져가는 조선, 근대의 기운이 스멀대던 시대를 배경으로 의병 투쟁과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는 430억원의 거대한 제작비 규모로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영상미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또 극중 김태리와 김민정이 연기하는 여성 캐릭터는 국내 드라마에서 쉽게 그려내지 못한 면모를 드러낸다.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 및 제작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천민도 신학문을 배워 벼슬하는 세상인데, 계집이라 하여 어찌 쓰일 곳이 없겠나.”

조선 최고의 명문가에서 태어나 ‘논어’와 ‘맹자’를 배우며 자라난 애신(김태리)은 이미 혼기를 놓친 20대 후반이다. 엄격한 조부는 그에게 “단정히 있다 혼인하여 지아비 그늘에서 꽃처럼, 나비와 꽃이나 수놓으며 살라”고 말한다. 애신은 그렇게 살 바에야 “차라리 죽겠다”며 맞선다.

친일파의 자식으로 자라나 한성 최대의 호텔 주인이 된 쿠도 히나(김민정)는 권력자들 앞에서도 당당할 만큼 부를 지녔다. 조선인으로서 지녔던 ‘이양화’라는 이름을 버린 것도 그런 당당함을 얻기까지 오로지 자신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그는 “누구라도 해하려 하면 울기보다 물기를 택하라”고 말한다.

이들은 “어제는 멀고, 오늘은 낯설며, 내일은 두려운 격변의 시간과 조선”을 “각자의 방법으로 지나는 중”이다. 애신은 의병 저격수가 되었고, 쿠도 히나는 권력자도 두렵지 않은 힘으로 살아가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 속에서 이들은 이처럼 이제 막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 근대적 여성상을 그려내고 있다. 두 여성은 오랜 봉건의 억압에서 벗어나 주체적 인간의 강렬한 자의식으로 시청자 앞에 나선다. 다만 드라마는 각 열강이 탐욕의 손길을 뻗어오는 반도의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이름 없이 스러져간 의병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유진 초이(이병헌), 구동매(유연석), 김희성(변요한) 등과 얽히고설키는 ‘애정의 관계’를 스토리의 중요한 밑바탕 삼는다. 대신 두 여성 캐릭터는 ‘편견 속 여성성’의 여린 이미지나 오로지 사랑으로만 표현되는 것을 거부하는, ‘미스터 션샤인’이 기존 드라마와 차별성을 획득하는 또 하나의 근거가 된다.

그동안 ‘달달한 로맨스’의 이야기로 시청자를 끌어 들였던 김은숙 작가가 시선을 확장한 힘이기도 하다. 그는 “1894년 갑오개혁, 1895년 을미개혁으로 사회 신분제도가 공식적으로 폐지되면서 전통적인 성별 관계에 획기적 변화”(연구공간 수유+너머 근대매체연구팀, ‘신여성:매체로 본 근대 여성 풍속사’)가 일었던 시대적 흐름을 두 여성 캐릭터에 담아낸다. 그래도 두 여주인공은 “근대적 여성 관념의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일종의 과도기”였지만 “여성의 자의식과 해방의식은 국가와 민족이라는 대의에 대한 헌신을 표방하는 한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표출될 수 있었”(김경일, ‘여성의 근대, 근대의 여성’)던 시대적 풍경의 한 상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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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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