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100세 시대, 부부가 함께 운동 즐기면 기쁨 두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8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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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들이 현대무용을 전공하고 있어 우연한 기회에 류석훈 댄스컴퍼니 더바디 대표(48)와 이윤경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교수(54)의 공연을 보게 됐다. 멋있었다. 부부가 함께 이렇게 오래 춤을 추고 있는 모습 그 자체가 아름다웠다. dongA.com에 100세 시대 건강법을 연재하면서 혼자 즐기는 사람보다 부부가 함께 즐기는 모습이 더 아름다워 보였다.

국내의 산 1만6000 봉우리를 오른 예비역 육군 중령 심룡보 씨(80)는 “요즘 아내와 함께 다지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6년 전까지 아내와 함께 산을 다닐 때 더 즐거웠다는 얘기다. 아내가 건강상 함께 할 수 없어 친구들과 산행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늘 허전하다고 했다.

움직이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다 ‘철인3종(트라이애슬론)’까지 완주한 이영미 작가(51)는 “남편이 왜 마라톤과 사이클에 빠져 사는지 몰랐는데 내가 직접해보니 알겠더라. 요즘 사이클을 함께 타고 배드민턴도 치는데 부부 관계가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자신이 스포츠에 빠진 경험을 ‘마녀체력(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이란 책으로 엮은 이 작가는 매주 토요일 친구 부부들과 배드민턴을 치며 삶의 활력소를 찾고 있다고 한다.

스포츠심리학에 사회적지지(Social Support)라는 게 있다. 특정인이 어떤 행동을 계속할 수 있게 해주는 요인으로 정서적, 정보적, 물질적, 동반자 지지(지원) 등이 있는데 이중 동반자 지지가 가장 강력하다고 한다. 스포츠심리학 박사 김병준 인하대 교수는 “스포츠심리학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운동이나 스포츠를 지속적으로 실천하게 하는 것이다. 스포츠를 즐길 때 함께 해주는 동반자가 중요한데 그 동반자가 남편이나 아내면 더 오래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부부가 한 종목을 함께 즐기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부부가 함께 즐길 때 운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고 건강증진은 물론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도 생긴다. 아직 연구 논문을 보지는 못했지만 부부가 함께 스포츠를 즐기면 건강이 따라오니 건강수명도 늘어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라톤 풀코스 5회 완주한 필자는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마라톤마니아들을 많이 지켜봤다. 다들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데 대부분 남녀 모두 ‘나홀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말에 동호회에 나가서 회원들과 즐기는 것이다. 함께 달리고 나면 회식을 하고 회식을 하다보면 술을 마시고 저녁 늦게 들어간다. 회식 하는 순간부터 대부분 중년 남자들은 ‘왜 빨리 안 들어오냐’는 부인들의 전화와 전쟁을 벌인다. 함께 하면 최소한 이런 일은 없지 않을까.

보통 남편들은 아내와 스포츠를 함께 할 수 없는 이유로 ‘수준 차’를 든다. 하지만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는 많다. 최근 부부 스포츠로 뜨고 있는 게 배드민턴과 테니스, 탁구다. 어느 정도 함께 치다보면 남녀의 수준 차이가 거의 없이 즐겁게 칠 수 있다. 사이클과 스포츠댄스, 요가 등도 부부가 함께 하기 좋다.

수준 차가 많이 날 수 있는 마라톤의 경우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남편은 풀코스, 아내는 10km나 하프코스를 달리면 된다. 풀코스를 달려도 남편이 먼저 들어가 1,2시간만 아내를 기다려주면 함께 대회 출전할 수 있다.

100세 시대, 혼자보다는 함께 할 때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그 함께 하는 파트너가 평생 동반자인 남편과 아내면 더 즐겁지 않을까.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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