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단맛 위해… 감미료 시장은 끊임없이 진화 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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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숙 교수 경북대 식품영양학과
최명숙 교수 경북대 식품영양학과
인류가 경험한 가장 익숙한 ‘단맛’의 주인공 설탕이 전 세계인의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6년부터 소아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의 질병 위험을 낮추기 위해 설탕세(Sugar Tax)부과를 제안했다. 급기야 올해 2월에는 성인과 어린이 모두 설탕 섭취량을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미만으로 줄일 것을 권고하는 가이드라인까지 발표했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저당 정책을 속속 발표하면서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대표적인 청량음료제조사인 코카콜라와 펩시는 ‘노 슈거(No Sugar)’ 제품을 표방하며 적극적으로 시장의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유럽도 당분을 완전히 끊는다는 ‘설탕 디톡스’ 건강법을 시작하는 젊은 층들이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설탕의 단맛을 무조건 멀리하기에 현대인은 이미 그 달콤함에 너무나 길들여져 있다. 식품회사들이 소비자들의 바뀐 정서를 고려해 경쟁적으로 설탕 함유량을 줄이고는 있지만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단맛이 주는 마음의 위안과 즐거움까지 뺏을 수는 없을 것이다.

건강을 위해 설탕 섭취를 줄이는 움직임은 이미 2000년대 들어서면서 시작됐지만 최근 건강은 물론 ‘맛’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반영되면서 맛과 건강을 모두 잡는 ‘건강한 단맛’ 찾기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이제 단순히 단맛을 줄인 것만으로 건강을 어필하는 것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맛과 건강의 균형이 글로벌 식품 트렌드가 되면서 건강한 단맛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설탕 함량에 대한 각종 규제가 이어지면서 대체 감미료 시장의 성장세가 폭발적이다.

식품업계는 단맛은 그대로 살리고 칼로리는 낮춘 설탕 대체제, 즉 건강한 단맛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칼로리가 낮고 안정적인 감미료를 설탕 대체제로 내세워 식음료에 광범위하게 적용해 가면서 더 건강한 차세대 감미료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국내 신소재 감미료 시장은 지난해 기준 123억 원 규모로 2010년 7억 원에 비해 7년간 약 17배 이상 성장했다. 최근 5년간만 놓고 봐도 연평균 10%이상 성장했다. 특히 일반 설탕을 대체하는 대체 감미료의 점유율은 2015년 12.3%에서 16.2%로 증가했다.

과거에는 인공 감미료인 아스파탐, 사카린 등이 주로 쓰였다면 최근에는 천연 감미료인 스테비아와 알룰로스 등이 각광받고 있다. 알룰로스(Allulose)는 제로 수준의 칼로리 감미료 대체제이며 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차세대 주자다. 설탕이 들어가는 모든 식품과 조리에 사용 가능하다. 알룰로스는 본래 건포도나 무화과, 밀 등 자연계에 미량으로 존재하는 당 성분인데 설탕에 가까운 깔끔하고 자연스러운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는 거의 없다. 뿐만 아니라 소장에서의 지방 흡수를 감소시키고 체지방 산화를 증가시켜 체지방 감량 효율을 높여준다. 최근 실시된 임상시험에서는 안전성과 그 효능이 입증돼 국제학술지(Nutrients, 2018 Jan 31;10(2))에 출판됐다. 알룰로스를 이용해 아이스크림을 만들거나 불고기 양념과 같이 지방과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에 설탕대신 첨가한다면 칼로리가 줄어들고 지방 흡수도 줄여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건강한 단맛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앞다투어 알룰로스로 당 저감을 실천하고 있으며 저당 트렌드에 부합하는 프리미엄 당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제는 맛과 건강 두 가지 다 잡아야 소비자가 만족하는 시대다. 앞으로도 전 세계적으로 건강을 중시하는 저당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단맛을 마음껏 즐기면서도 체지방을 줄여주는 꿈같은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최명숙 교수 경북대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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