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운동은 7330, 7530+ 습관화가 중요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3일 1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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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습관이 중요하다. 주기적 지속적으로 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운동을 시작할 때 ‘7330’이란 말을 많이 듣는다. 운동으로 몸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1주일(7)에 세 번(3) 이상, 매번 30분(30) 이상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7330’은 1978년 미국스포츠의학회(ACSM·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가 제시한 운동 가이드라인에 맞춰 발전시킨 건강유지 운동법이다. ACSM은 당시 나온 운동생리학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건강하게 살기 위해 꼭 지켜야할 운동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하지만 당시의 운동생리 연구는 운동능력 향상과 강한 체력을 기르는 것이 주목적이어서 주로 심폐지구력 향상에 초점이 맞춰졌다. ACSM은 비교적 강도가 높은 운동을 최소 20~60분 연속적으로 해야 하며 1주일에 3일 이상 운동해야 한다고 했다.

30년 전 유행하던 스포츠과학에 따르면 우리 몸은 운동한 뒤 그 효과가 48시간 지속된다. 따라서 1주일 내내 운동한 효과를 계속 누리려면 최소 3일 이상 운동해야 한다는 결론에 따른 것이다. 또 30분이 지나야 몸 안의 지방이 연소되며 운동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운동할 때는 30분 이상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교적 높은 운동 강도로 최소 20분 이상 연속으로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은 부담이 따른다. 이 때문에 7330으로 운동을 실천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운동 마니아를 제외하면 7330에 따라 운동을 시작했다가 그만두는 사람들의 비율이 의외로 높다.

이에 따라 새롭게 주목받는 이론이 7530+다. 7530+는 7330이론이 잘못됐다는 반론이 아니다. 일반적인 체력을 가진 사람의 건강을 끌어올리기에는 7330이 다소 무리가 있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7530+란 새로운 개념이 나오게 된 것이다.

7530+는 ‘1주일에 5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 운동을 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하루 30분의 개념이 7330과 같이 한꺼번에 운동을 30분 이상 하는 게 아니다. 10분이든 15분이든 몇 차례로 나눠서 운동을 하고, 그것이 하루 30분 이상이면 각종 성인병도 예방하고 건강도 지킬 수 있다는 신개념이다. 7330이론이 일반인들이 따라 하기에는 다소 힘들어 기준을 낮춘 것이다.

이 개념은 역시 ACSM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가 1995년 건강을 위한 운동 가이드라인으로 공동 발표한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강한 체력을 기르기보다는 일반인의 건강증진을 주목적으로 한 것으로 운동 강도를 낮추고 빈도를 늘린 것이 특징이다. 지속시간도 최소 10분으로 낮춰 하루 10분 이상의 운동을 누적해서 총 30분을 채우는 기준으로 바꿨다. 운동 강도를 낮추고 운동 지속시간을 줄이면 운동실천율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과거 30분 이상 연속해서 운동하는 기준에 비하면 크게 완화된 것이다.

7530+가 나온 배경은 다음과 같다. 로버트 F. 데부스크 스탠포드대 교수 등 스포츠과학자들이 다양한 연구를 한 결과 하루 10분씩 3회 운동하는 것이 30분 연속 운동하는 것에 비해 운동 효과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하루 세 번 운동한 그룹에서 몸에 좋은 HDLP(High-Density Lipo Protein·고밀도지방단백질)가 많이 나왔다. 즉, 중간 강도의 운동(빠르게 걷기)만으로도 몸을 현격하게 변화시킬 수 있고 특히 8분에서 10분 씩 하루 세 차례 하는 운동만으로도 체력과 건강을 유지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세계 스포츠의학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몰고 왔다. 강한 운동을 할 필요 없이 빠르게 걷는 정도만으로 체력을 현격하게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결과에 맞춰 다양한 방법에 제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이뤄지는 가벼운 신체활동을 통해서도 운동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계단 오르기, 가까운 거리 걸어 다니기, 가벼운 맨손체조, 자전거 타기, 정원 가꾸기, 집안 청소, 아이들과 놀아주기 등 생활 속에서 하는 신체활동도 일정한 시간(8~10분)만 지속되면 우리 몸에 큰 변화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결국 스포츠 마니아들의 경우는 보다 강인한 체력을 원한다면 7330운동법을 하면 되고,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이나 힘겨운 운동에 싫증을 내는 사람이라면 7530+ 운동방법론을 따라 일상 속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7530+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힘들지 않게 운동의 효과를 볼 수 있느냐를 연구하다가 나온 이론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운동은 주기적 지속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

참고로 ACSM과 CDC는 청소년에게는 하루 60분을 권장하며, 비만인의 체중감소를 위해서는 하루 90분 이상 운동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제시하고 있다. 한창 성장하는 청소년에게 운동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살찐 사람이 살 빼는 데도 더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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