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임플란트로 건강한 미래 꿈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기고 / 김용문 룡플란트치과 원장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직업, 여가, 가족 등 삶의 패러다임이 통째로 바뀌는 시대를 살고 있다. 삶의 비중이 늘어난 고령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단연 건강한 치아이다. 평생 고생해서 준비한 노후의 경제적 기반이나 무소불위의 권력도 건강한 치아가 없다면 다 소용이 없게 된다.

치아는 보통 50대를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빠지기 시작해서 70, 80대가 되면 정상 치아의 절반이 소실된다. 결국 고령의 치아 관리는 남아있는 자연치아의 관리와 함께 빠진 치아를 대신하는 인공치아의 선택이라는 명제로 귀결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고령자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이런 중차대한 인공치아의 선택과 치료 비중이 유난히 틀니로 치우쳐 있다.

틀니는 자연치아의 20%에 불과한 씹는 힘, 음식의 맛과 온도, 질감에 대한 무감각, 착용의 불편함과 통증, 이물감, 냄새, 발음장애 등 많은 문제점과 고통을 동반하고 치아 결손의 치료효과 못지않은 부작용을 초래한다. 치아 결손 환자에게 전통적인 틀니를 처방하는 것은 마치 다리를 잃은 군인에게 목발을 하나 주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몇 해 전 영국의 한 경매장에서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틀니가 3000만 원 가까운 금액으로 낙찰이 돼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한 리더십을 발휘했던 처칠이 사용한 것이라 해서 ‘세계를 구한 이(齒)’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틀니이기도 하다. 그런데 낙찰된 처칠의 틀니를 가만히 관찰해 보면 요즘 치과에서 고령의 환자들이 처방받는 그 ‘현대적 틀니’와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하면 수십 년이 지난 첨단 시대에도 틀니의 처방과 제조 방법은 답보 상태에 있다는 말이다.

당뇨병과 고혈압 등의 노인성 질환과 달리 손발과 눈, 그리고 치아의 결손은 신체적 장애 상태로서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첨단 나노안구와 인공지능 의수, 의족이 개발되는 요즘 시대에 유독 치과 치료의 기술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환자 본인들이 느끼는 장애 상태와는 달리 치아의 결손을 장애로 보지 않는 사회적 인식에 기인한다.

실제로 치과치료의 현장에서 만나보는 고령의 치아 결손 환자들은 본인의 상태를 심각한 신체적 장애 상태로 느끼며 틀니로 인한 수치심과 상실감, 자괴감 등을 호소한다. 최근 병원을 방문한 고령의 한 환자는 “죽기 전에 내 치아로 한번 씹고 죽고 싶다”며 틀니의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제 치아의 결손을 손과 발, 안구 장애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장애 상태로 인식해서 ‘틀니보다는 임플란트’라는 좀 더 근본적인 치료를 제시하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임플란트는 따른 자연 치아의 저작 기능을 90% 이상 대신해 줘 건강한 삶을 지속시킬 수 있고 가족에게도 보여주기 싫은 틀니에 대한 상실감, 참담함을 해소해주는 명확한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최소절개 임플란트 시술 방법 등이 등장해 80, 90대 고령층도 감염과 출혈의 위험 없이 간단하게 임플란트를 할 수 있는 등 고령층의 치아 관리에 신기원이 열렸다. 치료 기간의 단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고령 환자들에겐 그야말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간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인한 감염이나 출혈을 이유로 임플란트 치료를 받지 못했던 고령의 환자들에게도 자연치아에 가까운 치아로 행복지수 높은 노년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최소절개 방식은 기존 임플란트 시술 시간의 5분의 1 내지 10분의 1의 시간만으로 임플란트 치료가 가능하며 보철물 완성 기간도 3개월 정도로 짧아졌다. 틀니를 오래한 고령 환자는 2주 만에 보철을 완성하는 경우도 많다. 감염과 출혈, 통증의 위험 없이 간단히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잔존 치아가 없었던 고령의 환자가 최소절개 임플란트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사례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임플란트 치료는 고령자의 삶에 있어 실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준다. 씹지 못하던 고령자가 씹을 수 있게 되고 가족에게도 숨기고 싶었던 틀니의 수치심도 사라진다.

이제 80, 90대의 고령층도 치과 병원이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의료서비스 임플란트 치료를 당당하게 요청해 100세 시대 당당한 주연이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치료 방법의 보급과 교육, 제도의 보완 등 해결해야 할 난제도 많이 있다. 그러나 건강한 노년을 보장하는 임플란트 시술의 보편화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100세 시대를 향해 초고속으로 달려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건강한 미래도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

곧 다가올 초고령사회에서는 스케일링하듯 간단하게 임플란트 치료를 하고 틀니는 그저 경매에서나 등장하는 치과선진국 대한민국을 꿈꿔 본다.

김용문 룡플란트치과 원장
#헬스동아#건강#의료#임플란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