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국감, TRS 거래 논란의 중심에 선 블루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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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1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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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중순, 금융감독원은 삼성증권 등 기업과 관련된 TRS 매매-중개와 관련된 17곳의 증권사들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TRS는 장외파생상품을 거래하기 위한 금융기법 중 하나로, 총수익 매도자가 약정 이자를 받는 대가로 만기가 되면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금 흐름을 총수익 매수자에게 이전시키는 거래라고 할 수 있다.

증권가 IB거래 중에 대체 투자가 활성화됨에 따라 TRS 거래도 함께 성행해왔으며 3년간 당국의 명확한 규정없이 증권사 내부의 자체적인 법률 심사에 따라 TRS 거래도 관행처럼 이어져왔다.

블루홀 & 펍지 CI(출처=게임동아)
블루홀 & 펍지 CI(출처=게임동아)

문제는 여러 형태가 있는 TRS 거래 중에 일부 증권사들이 대기업 집단의 TRS 거래를 묵인하고 무인가 영업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블루홀과 펍지의 TRS 거래가 지목받아 왔으며, 12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이 이슈에 관련된 증인으로 블루홀 장병규 의장이 채택됨으로써 더욱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됐다.

현재 블루홀의 자회사인 펍지는 삼성증권이 설립한 특수 목적회사 삼성스카이제일차와 TRS 계약을 체결 했지만, 형태로 보자면 TRS 거래에서는 허용이 되지 않는 자회사에 의한 모회사 주식의 취득에 해당된다는 해석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블루홀의 TRS 거래 논란은 지난 6월에 블루홀이 밝힌 사업보고서 공시의 일부 내용을 정정한 것에서 비롯됐다. 해당 공시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하 SPC) 삼성스카이제일차(이하 삼성스카이)와 펍지는 밴처 투자자(이하 VC)와 임직원들이 가진 블루홀의 상환전환우선주(이하 RCPS)와 보통주 37만 2,597주를 한 주당 48만 원에 해당하는 1,788억 4,700만 원에 사들이는 TRS 계약을 맺었다. 해당 계약은 지난 9월 26일 만기로 종료된 상황이다.

문제는 이 거래가 공개된 이후 회계 법인에서 상법 조항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는 것이다. 상법 제 342조 2항에 따르면 ‘자회사에 의한 모회사 주식의 취득을 금지’하고 있는데, 펍지는 블루홀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명백한 자회사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점을 들어 국내 4대 회계 법인 중 하나인 삼정회계법인은 지난 6월 22일 블루홀 사업보고서를 통해 "블루홀 자회사인 펍지가 3개의 상법 조항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회계감사 의견을 내기도 했으며, 이러한 지적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해당 거래의 위법 가능성을 조사할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펍지가 위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3개의 상법 조항은 각각 상법 제 342조 2항 '자회사에 의한 모회사 주식의 취득을 금지', 상법 제398조 ‘이사 등과 회사 간의 거래를 금지’, 그리고 상법 제399조(회사에 대한 책임) 제1항인 '이사의 선량한 관리자 주의의무 위반'이다.

이에 대해 블루홀 측은 공시를 통해 "외부 전문가로부터 사실관계, 판례, 유사한 TRS 거래 등을 고려한 자문을 받은 결과 정상적인 금융거래 계약으로 판단해 계약을 체결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힌 상태이지만, 이같은 블루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블루홀의 TRS 거래는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대기업의 계열사의 부당 지원 수단으로 지목될 개연성이 있고, 제 3자의 투자로 인해 당장 법적인 문제는 없을 수 있어도 편법으로 경영권을 방어하려 했다는 도덕적인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는 예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오는 12일 국정감사에서 금융감독원이 블루홀 장병규 의장을 직접 증인으로 내세운 만큼 해당 사안에 대한 세밀한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정 의장의 발언에 대해 게임업계 및 금융권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이다. 12일 정무위 국정감사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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