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지금까지의 블루투스 스피커는 잊어도 좋다, LG 엑스붐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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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14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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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엑스붐 고 PK7.(출처=IT동아)
LG전자 엑스붐 고 PK7.(출처=IT동아)

선 없이 빵빵한 음악 감상이 가능한 블루투스 스피커. 시장에 워낙 많은 제품들이 있어 접근이 쉽다. 자전거를 타고 다닐 때 쓴다거나 실내에서 가볍게 음악 감상을 하기 위해 쓰는 등 활용처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가격대도 넓게 준비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비해 쓰임새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거치형 특유의 장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흔히 거치형 혹은 휴대용 무선 스피커를 구매하려는 목적은 실내외 가리지 않고 좋은 사운드를 듣고 싶은 생각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크기가 작고 그에 따라 출력도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있다. 10~20W 정도의 출력도 충분하지만 출력이 음질의 전부는 아니다. 결국 제조사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소리를 조율하는가에 따라 성격이 명확히 나뉜다.

무선으로도 좋은 음질을 듣고 싶고 게다가 실내외 어디서든 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만능 스피커를 찾는다면 LG전자의 엑스붐 고(XBOOM Go)에 주목해 보자. 오디오 쪽으로 최근 두각을 드러내는 중인 LG전자가 개발한 무선 스피커로 비록 출시는 늦었어도 그만큼 높은 완성도가 장점이다. 특히 영국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인 메리디안(Meridian)과의 협업이 돋보인다.

휴대성과 편의성에 초점 맞춘 디자인

엑스붐 고의 디자인은 도전적인 요소를 많이 담았다.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형태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단순한 블록(벽돌) 형태에서 벗어나 입체적인 부분들을 구현한 것이 특징. PK3는 평범한 블루투스 스피커의 디자인이 맞지만 여기에서 소개할 PK5와 PK7은 스피커 상단과 하단에 손잡이 형태의 그립을 달았다. LG전자는 이를 X-그립 디자인이라 부른다. 이 손잡이는 스탠드 역할도 겸한다.

손잡이를 마련해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정말 과거 힙합 뮤지션들이 했던 그것(어깨에 컴포넌트를 올리는)이 가능하다.(출처=IT동아)
손잡이를 마련해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정말 과거 힙합 뮤지션들이 했던 그것(어깨에 컴포넌트를 올리는)이 가능하다.(출처=IT동아)

PK7에 대해 먼저 살펴보자. 덩치는 제법 있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스피커 2개 가량을 쌓은 정도인데 휴대성이 떨어지는 정도는 아니다. 소형 블루투스 스피커처럼 완전한 소형화로 가볍게 이동하는 것을 추구할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제대로 된 소리를 듣기 위해 덩치를 어느 정도 희생할 수 있다면 불편함이 느껴질 수준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덩치는 크지만 그만큼 스피커 유닛 구성은 안정적이다.(출처=IT동아)
덩치는 크지만 그만큼 스피커 유닛 구성은 안정적이다.(출처=IT동아)

크기는 폭 320mm, 높이 167mm, 두께 152mm 정도다. 실제로는 이보다 작지만 손잡이와 스탠드 역할을 할 X-그립 때문에 수치는 크게 나왔다. 무게는 2.95kg. 가볍다고 하기엔 거리가 조금 있지만 탑재되어 있는 부품과 스피커 유닛을 보면 수긍이 된다.

유닛 구성을 봤다. 크기가 여유롭기 때문에 좋은 소리를 구현하기 위한 설계가 이뤄져 있다. 전면에는 총 4개의 유닛이 있는데 2개는 고음역대을 전담하는 트위터, 나머지 2개는 중음역대를 처리하는 미드레인지 유닛을 달았다. 좌우에는 추가로 저음의 풍미를 더하기 위한 패시브 라디에이터도 더했다. 이를 통해 총 40W의 정격출력(RMS)을 구현했다. 이는 전원을 연결했을 때로 배터리 모드에서는 30W로 제한된다는 점 참고하자.

엑스붐 고 PK7의 후면 단자 구성.(출처=IT동아)
엑스붐 고 PK7의 후면 단자 구성.(출처=IT동아)

후면부 구성은 단순하다. 좌측부터 차례대로 전원 입력, 외부 입력(AUX), 설정 초기화(리셋), 스피커 다중연결이다. 마지막 기능이 궁금할지도 모르겠다. 이 기능은 두 개의 PK7을 활용해 2방향 스테레오 스피커를 구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같은 기기를 놓고 해당 버튼을 누르면 연결된다. 더 섬세하고 화끈한 출력을 추구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또한 후면 덮개는 단자와 버튼으로 물이 침투하는 것을 막도록 차단막 처리가 되어 있다. 이 외에도 스피커에 방수처리를 더해 IPX5 등급의 생활방수 능력을 가졌다. 물 속에서 사용하는 것은 안 되지만 가볍게 물이 뿌려지는 것 정도는 견뎌내는 수준이다.

LG전자 엑스붐 고 PK5.(출처=IT동아)
LG전자 엑스붐 고 PK5.(출처=IT동아)

이번에는 PK5다. 크기는 확연히 작다. 이 정도 크기라면 휴대성 자체로는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크기는 폭 220m, 높이 129mm, 두께 119mm다. 무게는 1.2kg. PK7과 동일하게 손으로 쥐어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손잡이를 제공한다.

유닛 구성은 단순하다. 전면에는 고음부터 중저음까지 표현하는 풀레인지 유닛을 2개 배치했고 양쪽 측면에 저음을 표현하는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있다. 이 조합을 통해 스피커는 정격 20W 출력을 낸다.

PK5의 후면. 충전은 USB-C 규격 단자를 쓴다.(출처=IT동아)
PK5의 후면. 충전은 USB-C 규격 단자를 쓴다.(출처=IT동아)

PK5의 후면도 IPX5 등급에 준하는 설계가 이뤄져 있다. 그래서 덮개를 보면 물이 침투하는 것을 최대한 막는 차단막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구성은 좌측부터 차례대로 전원 입력, 외부 입력(AUX), 설정 초기화(리셋), 스피커 다중연결이다. 흥미로운 점은 전원 입력이 USB-C 규격이라는 점이다. 최근 스마트 기기들이 해당 단자를 쓴다는 점을 적절히 반영하는 모습. 또한 같은 스피커로 스테레오 구성을 지원하는 기능 역시 탑재됐다.

PK5, PK7 모두 상단 버튼으로 기본 조작이 가능하다.(출처=IT동아)
PK5, PK7 모두 상단 버튼으로 기본 조작이 가능하다.(출처=IT동아)

조작계는 PK7, PK5 모두 동일하다. 상단에 있는 버튼을 중심으로 다루게 된다. 좌측부터 전원, 블루투스 추가 혹은 기기 변경, 음량 조절, 재생/일시정지, 음성 명령(무드 라이트 변경), 보컬 보정, 저음 강화 등이다. 기능이 상당히 다양해 보이지만 각 기능에 대한 버튼을 직관적으로 배치해 쉽게 다룰 수 있게 꾸몄다. 전원이나 블루투스, 음질 관련 버튼은 활성화하면 LED가 점등되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두 스피커 모두 멀티 페어링 기능을 통해 여러 스마트폰 연결을 지원한다. 연결 방법은 블루투스 버튼을 2초 이상 길게 누르는 것으로 진행된다. 외부입력으로 작동하다가 무선으로 전환할 때에도 해당 버튼을 누르면 된다.

버튼으로 LED 조작이 가능하지만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도 된다.(출처=IT동아)
버튼으로 LED 조작이 가능하지만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도 된다.(출처=IT동아)

전면에 번쩍거리는 LED의 색상을 바꿀 수도 있다. 기기에서 그냥 되기도 하지만 스마트 기기에 별도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다루는 것도 가능하다. 앱스토어에서 'LG 오디오 블루투스'를 내려 받아 설치하면 기기를 찾아 설치하거나 미리 연결된 상태일 때 알아서 연동된다.

기본 상태에서는 버튼을 누를 때마다 파티, 워터, 포레스트, 마이스타일, LED 점등 해제 순으로 변경된다. 색상이 바뀐다거나 음량이나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변경되기도 한다.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사용자 취향에 따라 색이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설정도 제공하니 한 번 사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메리디안 오디오와 함께 빚어낸 정교한 음질

LG전자 엑스붐 고의 특징은 메리디안 오디오의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메리디안은 영국 하이엔드 오디오 및 관련 장치 제조사다. 1977년 설립된 기업으로 40년 이상 전통을 자랑한다. 스피커는 물론이고 음장 기술과 음원 포맷 규격을 개발하고 적용해 나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차량에도 대거 쓰이는데 재규어-랜드로버 그룹에서 선보인 차량 및 맥라렌 등 고급 차량에 주로 쓰인다.

블루투스 연결이 이뤄지면 무선 고해상 음원 재생 기술인 apt-X HD가 활성화된다. 타 기기에서 보기 어려운 기능이다.(출처=IT동아)
블루투스 연결이 이뤄지면 무선 고해상 음원 재생 기술인 apt-X HD가 활성화된다. 타 기기에서 보기 어려운 기능이다.(출처=IT동아)

그들의 기술이 녹아 있는 스피커의 음질은 어떨까? 음질을 경험해 보기 위해 음원을 재생해 봤다. 기기 연결은 기자가 보유한 G7 씽큐와 함께 이뤄졌다. 연결되면 apt-X HD가 활성화된다. 스피커가 해당 기술을 지원하기 때문. G7, V30/35 외에도 G6와 V20 등에서도 해당 기술이 적용됐다. 타 기기에서 보기 여려운 기술로 LG 스마트폰의 자랑 중 하나다.

apt-X HD는 퀄컴의 무선 고해상 음원 재생 기술로 24비트/48kHz 대역 재생이 가능하다. 이 외에 메리디안이 개발한 고해상 음원 스트리밍 코덱, MQA(Master Quality Authenticated)도 적용됐다.

음질적인 부분. PK7은 제품 성격을 감안하면 깔끔하고 정교한 소리를 들려준다.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음질에 “이게 정말 블루투스 스피커가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흔히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는 저음과 고음을 과하게 설정해 음질이 좋게끔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전혀 다른 성향의 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PK7의 음질은 꽤 정교하다.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경험하기 쉽지 않은 수준이다.(출처=IT동아)
PK7의 음질은 꽤 정교하다.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경험하기 쉽지 않은 수준이다.(출처=IT동아)

전원이 연결되면 한층 더 나은 소리를 들려준다. 10W 차이지만 배터리 모드와 전원 모드에서의 음질은 저음보다 고음에서 차이가 두드러진다. 배터리 모드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고음이 나오면 강제로 억누르는 듯한 인상을 받았지만 전원 모드에서는 그것마저도 사라진다.

제품에는 목소리를 조금 더 두드러지게 해주는 클리어 보컬(Clear Vocal), 저음을 강화하는 인핸스드 베이스(Enhanced Bass)가 제공된다. 켜고 끄는 것에 따라 체감되는 음질이 다른 점도 특징. 기자 개인적으로는 저음 강화만 비활성화하고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음원 감상이 가능했다.

PK5 자체 음질도 뛰어나지만 PK7에 비하면 섬세함이 조금 부족하다.(출처=IT동아)
PK5 자체 음질도 뛰어나지만 PK7에 비하면 섬세함이 조금 부족하다.(출처=IT동아)

PK5 자체도 음질은 뛰어나지만 PK7에 비하면 조금 세밀함이 부족하다. 고음을 담당하는 트위터의 부재가 크게 다가온다. 또한 유닛의 구성도 다르고(PK5는 풀레인지 유닛을 쓴다) 그에 따른 출력이 낮다. 실제로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 출력이 전부는 아니지만 유닛 배치에 따른 특성은 달라진다는 점 인지하자. 하지만 음질 자체로는 다른 일반 블루투스 스피커 대비 뛰어나다. 음질은 주관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가까운 매장을 방문해 청음해 볼 것을 권장한다.

배터리 성능도 뛰어나다. 실제 재생을 해보니 PK7은 음량 50%, LED 라이트 활성화 기준 14시간 가량 재생 가능했고, PK5는 동일한 환경에서 약 10시간 가량 재생할 수 있었다. LG전자 측은 각각 최대 22시간(PK7), 18시간(PK5) 재생 가능하다고 하니 LED 효과를 제외하고 음량을 적절히 조절하면 최대치에 접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외보다 실내에서 더 쓰임새가 좋을 듯

LG전자 엑스붐 고 시리즈. 두 스피커 각각 크기는 작지만 성격이 명확하다. PK5는 휴대성에 초점을 맞춘 올라운드 플레이어, PK7은 휴대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확실한 음질을 보장하는 스페셜리스트 같은 느낌을 준다. 기본기 탄탄한 음질에 휴대성을 추구하는가, 더 뛰어난 음질로 욕구를 채우는가는 소비자가 선택해야 할 문제로 남았다.

LG전자 엑스붐 고 PK7.(출처=IT동아)
LG전자 엑스붐 고 PK7.(출처=IT동아)

굳이 아쉬운 점을 찾자면 이렇다. 야외에 특화된 기능을 담았지만 음질이 아깝다는 것. 아무래도 야외에서는 여러 소음이 섞이면서 본연의 음질을 100% 감상하기 어렵다. 때문에 탁 트인 실외보다 통제가 가능한 실내 쪽이 더 쓰임새가 좋아 보인다.

가격적인 부분은 매력적이다. 온라인 최저가 기준 PK5가 17만 원대, PK7은 26만 원대다. 흔히 구할 수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에 비하면 가격이 높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비교 대상이 아닌 듯 하다. 음질과 재생시간, 기능 등 종합 요소들을 모두 감안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스피커들이다. LG라는 이름은 뒤로 하더라도 '메리디안'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가치가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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