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공소남닷컴] 웅산 “목소리 하나로 감동 채워볼게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19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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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디바’ 웅산이 23∼24일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무대에 선다. 한국을 대표하는 14개 팀의 릴레이 콘서트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오롯이 목소리 하나만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사진제공|제이피컴퍼니
‘재즈 디바’ 웅산이 23∼24일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무대에 선다. 한국을 대표하는 14개 팀의 릴레이 콘서트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오롯이 목소리 하나만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사진제공|제이피컴퍼니
■ 대학로 학전 릴레이 콘서트 서는 ‘재즈 디바’ 웅산

8주간 콘서트 중 23·24일 맡아
“화려한 무대보단 진솔한 공연
다양한 음악 보여주고 싶어요”


요즘 대학로는 전설의 고향, 아니 전설의 총집결이다. 대학로가 뜨겁게 끓고 화산처럼 폭발하고 있다.

1990년대 포크 음악인들에게 살아 숨쉴 무대를 제공했던 대학로 학전이 이 야단법석의 진원지다. 다가오는 개관 30주년(2021년)을 앞두고 “대학로여, 다시 한번!”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전설들의 릴레이 콘서트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 국가대표 뮤지션 14개 팀이 장장 8주 동안 학전블루 소극장 무대에 선다.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기기까지 짧게는 이틀, 길게는 1주일씩 공연한다. 전인권밴드(3월29일∼4월3일), 김수철(5∼7일), 김현철(9∼10일), YB(12∼14일), 권진원(16∼17일), 안치환(19∼21일), 웅산(23∼24일), 강산에(26∼28일), 유재하 동문회(30일∼5월2일), 정원영(5월4∼5일), 푸른곰팡이(5월7∼8일), 김광민(5월10∼12일), 노영심(5월13∼15일), 김광석 다시부르기팀(5월17∼19일). 과연 전설의 라인업이 아닐 수 없다.

스포츠동아 인터뷰실에서 재즈보컬리스트 웅산을 만났다. 웅산은 23일과 24일 무대를 책임진다. “정말 오랜 만의 소극장 공연이다. 어떤 음악을 해볼까 생각이 많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대중가요 가수들 틈의 웅산은 흑백사진 속의 붉은 입술처럼 툭 튀어 보인다. 그러고 보니 14개 팀 중 재즈뮤지션은 웅산과 김광민뿐이다.

“모든 분이 나의 우상이었다. 릴레이 공연의 한 부분을 맡게 돼 감사하다”는 웅산은 “이번 기회에 팬 분들께 좀 다른 색깔의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다른 색깔의 공연이라고?

“내 공연을 보신 분들은 ‘재즈가 뭔지 좀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그 말은 (재즈 초심자들에게) ‘친절한’ 공연이란 얘기다. 그런 점에서 이번 소극장 공연은 그보다는 덜 친절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 같다.”

웅산은 “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던 음악들”이라고 했다. 처음 보는 관객은 “이런 음악세계도 있구나”할 것이고, 올드 팬들은 “웅산이 이런 음악도 하는구나” 싶을 거란다. 그래서 공연 타이틀도 ‘더 보이스(The Voive)’라고 정했다. 화려한 조명, 반주, 무대장치가 아닌 자신의 목소리에만 집중해 달라는 뜻으로 비쳤다.

재즈보컬리스트 웅산. 사진제공|제이피컴퍼니
재즈보컬리스트 웅산. 사진제공|제이피컴퍼니

십여 년 만에 소극장 무대에 선다는 것에 대해 웅산은 잔뜩 상기되어 보였다. 자신의 공연준비도 중요하지만 다른 뮤지션들의 공연을 “직접 표를 사서” 보러 갈 생각이란다. 그들 역시 큰 공연장에서는 많이 봤지만 소극장에서 관객과 호흡하며 음악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란 얘기였다.

웅산은 “1년에 한 번 정도는 소극장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재즈클럽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가장 큰 이유다.

잠시 샛길로 새자면, 웅산은 요즘 국악에 심취해 있다. 느닷없이 “쑥대∼ 머리∼” 하더니 하하하 웃는다. 판소리를 배우느라 목이 자주 쉬어 있단다. 월드뮤직도 뜨거운 관심사다. 인도음악부터 포르투갈 대중가요인 파두까지 멀리도 간다. 세계의 모든 음악이 다 궁금하다. “그래야 나도 새로운 소리를 찾을 수 있으니까. 죽을 때까지 늘 궁금해 하면서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더 보이스’ 학전공연 이후에도 줄줄이 공연이다. 5월 18일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다시 친절한 웅산으로 돌아가서) 디너콘서트가 예정돼 있고 6월엔 일본투어, 7월 뉴욕, 11월에는 러시아 공연으로 이어진다. 누군가 “웅산은 공연이 연습이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웅산의 모든 ‘음악적 호기심’이 한 냄비에 들어가 펄펄 끓여져 나올 대학로 학전 ‘더 보이스’ 공연. 혹시나 싶어 “판소리도 부를 건가요” 하고 물어봤는데, 웅산은 그냥 웃었다. 그럴 줄 알았다.

◆ 이 인터뷰의 영상은 네이버TV, 카카오TV, 동아닷컴 VODA ‘스타저장소’와 유튜브 ‘공소남’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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