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벳, 레베카, 팬텀…EMK뮤지컬 흥행의 비밀 ‘강력한 캐릭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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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6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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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지원 EMK인터내셔널 대표

김지원 EMK 인터네셔널 대표© News1
김지원 EMK 인터네셔널 대표© News1
김지원 EMK 인터네셔널 대표(45)는 지난 10년간 레플리카(복제) 방식의 대형 뮤지컬 제작 과정을 거부하고, 한국 관객의 취향에 맞게 작품을 다듬는 논레플리카(재창작) 방식의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베카, 팬텀 등을 잇달아 선보여 큰 사랑을 받았다.

김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열린 2018 제3차 콘텐츠 인사이트 강연 ‘유럽 뮤지컬의 로컬라이징 과정 속 숨은 이야기’에 앞서 기자를 만나 “원작 뮤지컬을 관람할 때 딱 떠오르는 우리나라 배우가 없으면 작품을 계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뮤지컬은 재밌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음악이 중심이지만 EMK는 작품 속 등장인물인 캐릭터를 이보다 중요한 흥행 요소로 다룬다”며 “음악과 스토리가 아무리 좋더라도 무대에서 배우가 그것을 전달하지 못하면 결국 관객의 호응을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뮤지컬이 발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배우다. 배우의 가창력, 퍼포먼스가 좋으면 그 콘텐츠가 더 좋게 전달될 수밖에 없다. 배우가 돋보일 수 있도록 원작자와 협의를 통해 작품을 수정한다”고 설명했다.

EMK가 2013년 국내 초연한 오스트리아 뮤지컬 ‘레베카’가 대표적 사례다.

김 대표는 “배우 캐스팅은 뮤지컬 ‘레베카’의 흥행 요인 중 하나”라며 “옥주현 배우가 악역 댄버스 부인을 맡았기 때문에 ‘레베카’가 큰 사랑을 받는 데 상승 요인을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EMK가 논레플리카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가 레플리카 방식의 단점인 비싼 제작비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라이선싱을 해서 작품을 한국에서 초연하는 가장 큰 고충은 비용”이라며 “해외 스태프들이 한국에 들어오면 통역, 체제비, 일급 등 많은 비용이 부담스럽게 지출되고 이는 고스란히 티켓가격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뮤지컬 엘리자벳 공연장면© News1
뮤지컬 엘리자벳 공연장면© News1
EMK는 2010년 뮤지컬 ‘모차르트!’를 초연하기 위해 판권을 보유한 오스트리아 비엔나 극장 협회에 논레플리카를 먼저 제안했다.

김 대표는 “판권을 보유한 쪽이 레플리카를 원하면 어쩔 수 없이 비용을 감당할 수밖에 없지만 오스트리아 비엔나 극장 협회가 내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며 “이때부터 음악과 대본만 가지고 가서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뮤지컬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논레플리카 방식의 제작은 국내 관객의 정서나 이해도를 고려해 작품을 수정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1월17일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한 뮤지컬 ‘엘리자벳’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 관객이 ‘엘리자벳’이란 단어를 들으면 영국을 쉽게 떠올리지 오스트리아 마지막 왕후까지 연상하지 못한다”며 “원작에선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의 역사적 배경이 상세히 나오지만 국내 공연에선 엘리자벳 인물 자체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엘리자벳 공연장면© News1
뮤지컬 엘리자벳 공연장면© News1

이런 선택은 뮤지컬 업계에서 후발주자인 EMK만의 전략적 포지셔닝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EMK가 2009년에 설립했을 때 대다수의 회사들은 미국과 영국의 뮤지컬을 하고 있었다”며 “미국과 영국의 뮤지컬을 들고 오기엔 위험부담이 많았기 때문에 EMK만의 차별화 전략을 고민했고 일본을 벤치마킹해 유럽의 뮤지컬을 들여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논레플리카 방식으로 쌓은 제작 노하우를 창작뮤지컬에 쏟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연한 ‘웃는 남자’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EMK가 창작한 뮤지컬을 다른 나라에서 공연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꿈”이라며 “웃는 남자를 비롯해 내년6월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초연할 엑스칼리버 등을 전 세계인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레플리카 제작 방식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작품에 따라 레플리카로 들여오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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