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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모의 공소남닷컴] 김선영 “사랑과 가정 사이…선택 쉽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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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모의 공소남닷컴] 김선영 “사랑과 가정 사이…선택 쉽지 않았죠”

양형모 기자 입력 2018-09-28 05:45수정 2018-09-2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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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가 로맨틱한 로즈맨 다리에서 로버트와 재회한 프란체스카(김선영 분)가 설레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사진제공|쇼노트

■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김선영

내가 진짜 프란체스카라면…
아이 위해서라도 가정 선택
‘아이 엄마’는 어쩔 수 없죠


한국 뮤지컬사에서 김선영이란 이름은 금처럼 빛나고 납처럼 무겁습니다.

1999년 뮤지컬 ‘페임’이 첫 작품이었으니 데뷔 20주년이 코앞입니다. ‘지킬 앤 하이드’ 루시, ‘에비타’ 에바페론, ‘맨 오브 라만차’ 알돈자, ‘엘리자벳’ 황후, ‘레베카’ 댄버스부인, ‘위키드’ 엘파바.

뮤지컬 여배우라면 누구나 꼭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작품과 배역을 다 거쳤습니다. 아마 안 한 걸 찾는 게 더 극한작업이 아닐까 싶기도. 한국뮤지컬대상(2007)과 더뮤지컬어워즈(2007)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죠.

한국 뮤지컬사에서 한 획이 아니라 두 획 세 획을, 그것도 두껍게 아로새긴 배우가 김선영입니다.

요즘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이 나온 영화(1995)로 잘 알려진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메릴 스트립이 맡았던 ‘프란체스카’를 연기 중입니다. “평범한 주부죠. 남편, 두 아이와 미국 아이오와의 시골에 사는. 아줌마, 엄마.” 배우는 이렇게 얘기하지만 사실 마냥 평범한 시골 아줌마는 아닙니다. 뭐라 표현하기 힘든 기품과 매력적인 분위기가 배어나옵니다. 김선영 배우의 프란체스카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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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떠돌며 사진을 찍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로버트 킨케이드(박은태·강타 분)가 한눈에 반할 만한, 범상치 않은 ‘시골 아줌마’입니다.

김선영 배우는 15년 전에 이미 이 영화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번 뮤지컬을 앞두고는 영화를 다시 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처음 봤을 때의 느낌,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김선영 배우는 “뮤지컬을 좀 잘 만나고 싶었다”라고 했습니다. “실은 영화를 너무 보고 싶었”답니다.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한 장면. 사진제공|쇼노트

프란체스카와 로버트는 일상의 대화를 나누며, 함께 저녁을 먹고 브랜디를 마시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륵사륵 눈이 내리듯 서로에 대한 감정을 쌓아갑니다.

“2막의 경우 드라마가 강해 몰입도가 높죠. 그런데 그게 되려면 처음 만나서 같이 집에 들어오고, 식사를 하고, 헤어지고, 문이 닫히고 나서 노래가 시작되는. 이 과정이 참 중요해요. 그래야 로버트가 헤어진 뒤 부르는 ‘자꾸만 생각난다’도 뜬금없지 않을 수 있거든요.”

이 지점을 김선영 배우는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야 서로 헤어진 다음에 각자 “이 감정은 뭐지” 하게 되고, 이후 죽 달려갈 수 있다는 거죠. “연기하는 입장에서 쉽지 않더라고요.”

프란체스카의 남편인 리처드 버드 존슨(황만익·정의욱 분)은 군인 출신의 평범한 가장입니다. 농장을 운영하고 소를 키우며, 아내와 자식들을 무척 사랑합니다. “만약 버드가 나쁜 남자였다면 프란체스카가 18년이나 같이 살 수 있었을까요. 다만 프란체스카는 로버트를 통해 또 다른 자신을 본 것 같아요.”

“만약 김선영 배우가 진짜 프란체스카였다면 어떤 선택(로버트를 따라 집을 나가느냐, 가정을 지키느냐)을 했을까요”라는 질문에 의외로 한참을 침묵했습니다.

“가야만 될 것 같은데…제가 아이를 낳긴 낳았나 봐요. (송)영미(딸 캐롤린 역)가 그렁그렁한 눈으로 고개를 탁 숙이는데, 아이코 지금도 눈물이 나려고 하네. 여러 가지 생각이 너무 복잡해요. 제가 아이 엄마가 아니라면, 영미에게 ‘내 아이라면’이 투영되었을까요?”

마지막 질문. 훈내 작살의 뮤지컬배우인 남편 김우형은 로버트와 버드, 어느 쪽일까요.

“무대에선 로버트, 그런데 집에 오면 영락없는 버드예요.”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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