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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모의 공소남닷컴] 스테파니 “난 뮤지컬 체질…신중현 선생님도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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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모의 공소남닷컴] 스테파니 “난 뮤지컬 체질…신중현 선생님도 칭찬”

양형모 기자 입력 2018-07-13 05:45수정 2018-07-13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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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가 ‘리듬 속에 그 춤을’을 부르면서 바를 향해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김완선이 불렀던 바로 그 곡이다. 사진제공|홍컴퍼니

■ 뮤지컬 ‘미인’ 스테파니

일제강점기 가수이자 독립투사
창작 초연작 불구 높은 완성도
‘리듬 속에 그 춤을’ 최고의 장면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백스테이지에 들어섰다. 곳곳에 달린 스피커에서 강렬한 음악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안내자가 “지금 무대에선 마티네 공연 중”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낮공이 끝나가고 있었다.

천상지희 출신의 가수로 잘 알려진 스테파니를 주먹만한 조명과 거울로 가득 찬 분장실에서 만났다. 그는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명곡 23곡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미인’에서 미인, 아니 병연 역을 맡고 있다.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930대의 일제강점기. 병연은 무성영화관 하륜관의 전속 걸그룹(?) 후랏빠시스터즈의 리더이자 시인, 그리고 숨은 독립투사다. 신세대 여성, 모던 걸이다.

“제 병연은 스테파니로 시작해서 만든, 제 모든 걸 쏟아 부은 캐릭터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왔던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여성상들을 떠올리면서 만들었어요.”

‘미인’은 창작 초연작임에도 높은 완성도로 언론과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원작자 신중현도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연을 끝까지 본 적이 없다던 그가 박수를 치며 배우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신중현의 까마득한 대중음악계 후배인 스테파니가 받은 감동은 동료배우들보다 컸다.

뮤지컬 ‘미인’의 스테파니. 사진제공|홍컴퍼니

병연의 명장면은 2막에 나오는 ‘리듬 속에 그 춤을’이다. 신중현이 처음으로 써 김완선에게 준 댄스곡. 훗날 “실은 댄스곡이 아닌 록이었다”라고 고백하긴 했지만.

스테파니를 그저 ‘춤 잘 추는 섹시한 댄스가수’ 정도로만 생각했던 사람이 이 장면을 봤다면 눈을 비벼야 했을 것이다. 발레용 바(Bar)를 활용한 화려하고 섹시한 스테파니의 퍼포먼스는 파격적으로 느리게 편곡된 음악, 아편굴 특유의 사이키델릭함과 어우러져 뮤지컬 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 ‘우아한 몽환’은 쉽게 잊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바는 스테파니가 애용하는 소도구이기도 하다. 2015년 ‘블랙아웃’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했고, 이후 ‘불후의 명곡’에서도 뮤지컬 시카고의 ‘올 댓 재즈’를 선보일 때 활용했다. 스테파니는 “원래 이 장면에서 폴(봉)을 타려고 했는데 논의 끝에 바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스테파니는 유쾌했다. 왜 그가 ‘이모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적절한 어휘와 표현을 선택해 빠르게 말했다. 크게 자주 웃었고 박수를 쳤다.

스테파니는 단순히 ‘춤 잘 추는 가수’가 아니라 프로 안무가이다. 다섯 살에 발레를 배우기 시작해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과를 나왔고 미국 LA발레단에서 발레리나로 한 시즌을 보냈다. 2011년에는 ‘한국을 빛낸 해외무용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뮤지컬 ‘미인’의 스테파니. 사진제공|홍컴퍼니

‘미인’은 스테파니의 두 번째 뮤지컬 작품이다. 첫 작품이 2013년 ‘오 당신이 잠든 사이’였으니 무려 5년 만이다. 스테파니는 “뮤지컬이 나에게 너무 잘 맞는다”고 했다. ‘미인’에 이어 차기작도 이미 확정됐다고 하니 앞으로 뮤지컬 무대에서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노래되고, 춤 되고(심할 정도로), 연기에 미모와 인성까지 갖춘 스테파니가 뒤늦게 뮤지컬에 불을 붙였다. 축하하고 환영한다. 한마디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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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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