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교육 쉽고 재미있게”… 코오롱, 뮤지컬 만들어 대학로 공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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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개막 ‘어메이징 컴퍼니’
공연에 ‘캐치 2018’ ‘끝장을 보자’… 경영 슬로건-신년사 내용 담아
한달간 일반인도 1500명 관람… “직장인이면 누구나 공감할 만”

인턴 송나리(오른쪽)의 고군분투기를 통해 직장생활의 희로애락과 소통의 중요성을 담은 뮤지컬 ‘어메이징 컴퍼니’. 코오롱그룹이 사내
 교육을 위해 제작했다. 무대 곳곳에 코오롱의 올해 경영 슬로건 ‘캐치(CATCH) 2018’이 붙어 있다. 캐치는 고양이의 
점프처럼 높은 성과를 내자는 뜻이다. 코오롱그룹 제공
인턴 송나리(오른쪽)의 고군분투기를 통해 직장생활의 희로애락과 소통의 중요성을 담은 뮤지컬 ‘어메이징 컴퍼니’. 코오롱그룹이 사내 교육을 위해 제작했다. 무대 곳곳에 코오롱의 올해 경영 슬로건 ‘캐치(CATCH) 2018’이 붙어 있다. 캐치는 고양이의 점프처럼 높은 성과를 내자는 뜻이다. 코오롱그룹 제공
주인공 송나리는 어렵게 인턴으로 취업에 성공한다. 기쁨도 잠시, 회사는 새로운 세계였다. 색맹도 볼 수 있는 컬러TV를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개발팀 상사들은 새로운 걸 해보기 싫어했다. 심지어 개발1팀과 2팀이 합쳐진다는 소문이 돌면서 서로 견제하고 헐뜯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도전하는 나리에게 누군가 묻는다. 왜 그렇게 열심이냐고.

“물은 99도에서 끓지 않잖아요. 1도만 노력하면 끓을 수 있는데…….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죠.”

지난달 서울 종로구 대학로 SH아트홀 무대에 오른 창작 뮤지컬 ‘어메이징 컴퍼니’ 속 내용이다. 공연 티켓 사이트 게시판 후기에 ‘뮤지컬판 미생’,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이란 글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뮤지컬이 코오롱그룹 사내 교육을 위해 제작됐다는 걸 눈치 챈 관람객은 거의 없었다. 송나리의 ‘끝장을 보자’ 대사가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사진)의 올해 신년사 내용임을 알아챈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무대 위 사무실에는 올해의 코오롱 경영 슬로건 ‘캐치 2018’ 포스터가 걸려 있지만 코오롱 직원만 알아볼 정도였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5월 한 달 동안 전체 관람객 5300명 중 코오롱 임직원을 제외한 일반인 관람객이 1500여 명에 달했다. 그만큼 거부감 없이 직장인이면 즐겁게 볼만한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코오롱그룹은 2013년부터 혁신 의지를 되새기기 위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공아카데미’를 운영해 왔다. 그룹 연수원에 들어가 1박 2일, 짧게는 4시간씩 교육을 받았다. 올해에는 진부한 방식을 벗어나보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 회장이 강조한 경영방침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고 느끼며 교육의 효과를 보자는 목표를 정했다. 아예 전문 뮤지컬 극단에 의뢰해 창작 공연을 탄생시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지난달 1일 첫 무대가 열렸다. 극단과 함께 제작한 것이다.

이 회장은 올해 마곡 연구개발(R&D)센터를 개소하면서 특히 소통과 혁신을 강조해 왔다. 이 회장은 “서로 다른 팀끼리 협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이 내용도 뮤지컬에 담겼다. 팀 내에서도 견제가 일상화된 걸 본 팀장은 그간 상무의 눈치만 보느라 팀을 도외시한 걸 후회한다. 그러면서 “소통은 심통(心通)”이라며 팀원들을 다독인다.

코오롱그룹은 또 스마트폰 게임 ‘캐치팡’도 만들어 배포했다. 레벨업할 때마다 경영방침을 보여주고, 상품을 준다. 코오롱 관계자는 “경영진이 ‘소통은 마음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함에 따라 젊은 세대도 받아들이기 쉬운 방법을 찾다보니 뮤지컬을 만들고, 스마트폰 게임도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코오롱#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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