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내 인생의 최고의 날은 오지 않았다…4050 행복 경제학 ‘다운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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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3일 14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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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운시프트 / 최승우 씀 / 용오름 / 1만4000원

다운시프트 표지© News1
다운시프트 표지© News1
의료사고로 요절한 가수 신해철(1968~2014)은 1991년에 발표한 ‘나에게 쓰는 편지’에서 “은행구좌의 잔고 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집 빠른 차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라며 진정한 삶을 묻는 노래를 발표한다.

신간 ‘다운시프트’(downshift)에는 국내외에서 40년 가까이 금융 분야에서 종사해온 저자 최승우 박사가 돈의 본질을 살펴보고 제2의 성장을 도와 행복한 삶으로 갈 수 있도록 돕는 조언이 담겨 있다.

다시 말해 ‘행복 경제학’이라고 압축할 수 있는 이 책은 2018년판 ‘나에게 쓰는 편지’라고 부를 수 있다. 책은 40~50대 중년들이 100세 시대를 맞아 50~75세인 서드 에이지(third age)를 행복과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은 ‘얼마를 벌었다’ 식의 재테크 관점이 아니라 일정한 소득 이상이라면 경제적 안정 이상으로 살펴야 할 가치가 행복임을 강조해서 이채롭다.

저자는 중년들이 서드에이지 진입 초기에 삶의 속도를 줄이더라도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2차 성장과 자기실현의 토대를 닦으라고 권한다. 과거의 틀에서 재빨리 벗어나서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의 정신’으로 살아갈 때 비로소 행복한 노후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다운시프트’란 삶의 방식의 뜻하는 말이다. 즉, 싫은 일이라면 보수가 많더라도 그만두고, 보수가 적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을 뜻한다.

중년은 막중한 책임 때문에 아파도 말을 못하는 세대다. 이들은 가정적으로 부모 요양과 자녀교육, 결혼 등을 책임져야 한다. 이 시기는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안정됐지만 지출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중년들에게 ‘이스털린의 역설’을 들려준다. 리처드 이스털린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1974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소득과 행복은 단기적으로 동반해서 증가하지만 소득 수준이 특정값인 ‘k’값을 넘어가면 소득이 늘더라도 행복이 비례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혔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과 앵거스 디턴은 2008~2009년 미국인 45만 명을 대상으로 국민행복지수를 분석해 이스털린의 ‘k’값이 연간 가계소득 7만 5000달러라고 발표했다. 저자는 이 금액이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약 8000만원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8000만원 이상의 일정 소득을 넘어선 중년들에게 돈이 매개수단일 뿐이라며 집착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돈이 아무리 많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평생 번 돈을 예금해놓은 거액의 통장이 죽은 다음 침대 밑에서 발견되는 억만장자가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이다. 매개 수단에 불과한 돈에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돈에 대한 소유 편집증과 물신숭배에 빠지는 상처를 입게 되는 것”(제3장 내가 돈의 진정한 주인이다 일부)

저자는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이라면 은행의 잔고 액수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다운시프트를 실행해 웰다잉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웰다잉은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을 위해서 중요하다. 50세를 전후해 인생의 하프라인을 돌아 서드 에이지에 진입하기 전에 다운시프트를 준비하면서 자기 자신에게 진솔하게 묻고 대답해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리고 더욱 진지한 마음의 울림으로 ‘나의 비문에는 어떤 말을 새겨 넣어야 하는가?’라고 물어야 한다” (제7장 5편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일부)

저자는 애덤 스미스 이후 250년간 전통 경제학이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궁극의 목적인 행복에 대해서도 해답을 주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최근 심리학이 경제학과 맞물려 행동경제학을 태동한 것은 이를 반증한다.

그는 경제학 안에서의 이런 흐름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책의 마지막은 행복한 삶의 조건을 살펴보면서 ‘아직 내 인생의 최고의 날은 오지 않았다’라고 끝맺는다.

저자 최승우 박사는 현재 전 세계 26개국이 도입하고 있는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제도의 자격표준기구인 국제FPSB 산하 한국 내 인증기관인 한국FPSB에서 국제담당 전무로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FP학회 부회장, 한국금융소비자학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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