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은 끝이자 시작… 중요한건 자신 위한 시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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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쿠타가와상 수상 시바사키, 8편 단편 모은 ‘곧, 주말’ 국내출간

시바사키 작가. 사진작가 카와이 호나미 제공
시바사키 작가. 사진작가 카와이 호나미 제공
2014년 ‘봄의 정원’으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일본의 대표 여류 소설가 시바사키 도모카(柴崎友香·45·사진)는 섬세한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의 최신작 ‘곧, 주말(원제 週末 カミング)’도 우리 주변의 주말 일상을 덤덤하게 풀어낸 여덟 개의 단편을 모았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주말을 “끝과 시작이 포개지는 곳”이라고 했다. “무슨 일인가 일어날 것만 같고, 특별한 일 없이 지나가더라도 ‘자, 그럼 내일부터는’ 하고 생각하게 되는” 때가 주말이라는 것.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작가의 주말에 대한 단상을 들어봤다.

시바사키는 ‘곧, 주말’을 쓴 계기에 대해 “평일과는 조금 달리 행동해본 날, 약간의 마음의 변화가 찾아오는 순간 같은 것을 써볼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주말에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잊히는 게 아쉬웠고, 주말을 만끽하는 사람들을 지탱해주는 존재들에 대한 얘기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단편 ‘나뮤기마의 날’ 속의 주인공 ‘나’는 왠지 작가와 닮았다. “세상은 주말이구나. 다들 즐겁게 놀고 편안히 쉬는 날이구나. 나는 토요일에 가족과 나들이를 한 기억이 없다 … 세상에 얼마나 되는 사람들이 주말에 쉴까.”

시바사키는 어머니가 미용사여서 주말에도 일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그의 출신지인 오사카에서 미용실은 월요일이 정기휴일이기 때문이다. “저는 평일과 주말 구분이 없는 (글 쓰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래도 평일에 번화가나 전람회에 갈 수 있는 주말 없는 생활이 마음에 들어요.”

시바사키는 “주말에 친구들과 떠들썩하게 보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집에서 혼자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면서도 “중요한 건 ‘혼자 지내면 외로운 사람이라고 오해할지도 몰라’ ‘요즘 유행하는 곳에 가봐야 해’라는 식으로 자신의 마음과 다른 기준을 두지 말고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고 했다.

작가는 매일 글을 쓰는 일상 속에 요일 감각을 잃어버릴 때도 있다고 했다. “전철을 탔는데 좌석이 텅 비어 있어 휴일이라는 걸 깨닫기도 해요. 날짜를 공짜로 얻은 기분에 요일을 잊고 사는 것도 괜찮다 싶더군요.” 시바사키는 “계획대로 되지 않아 우연히 체험하는 일들을 통해 평소 혼자서는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는 요즘 어느 정도 나이 든 사람이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을 되돌아보는 내용의 신작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인터뷰-日원문 보기] “모든 게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日작가가 풀어낸 8가지 주말의 풍경
#봄의 정원#아쿠타가와상#시바사키 도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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