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원인-발병 과정 다양… 증상에 따른 맞춤 치료가 중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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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모든 것’ 출간 최낙원 박사

뇌신경외과 전문의이자 한의사인 최낙원 박사가 ‘치매의 모든 것’을 출간했다. 최 박사는 “치매는 전문의의 정확한 원인분류와 최선의 치료계획, 환자가 치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가에 따라 이겨낼 수 있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뇌신경외과 전문의이자 한의사인 최낙원 박사가 ‘치매의 모든 것’을 출간했다. 최 박사는 “치매는 전문의의 정확한 원인분류와 최선의 치료계획, 환자가 치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가에 따라 이겨낼 수 있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신비롭고 해부학적으로도 어려운 부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매질환 치료를 받은 환자는 지난해 71만1434명으로 11년 전과 비교해 약 3.6배 증가했다. 치매질환 진료비도 같은 기간 3965억 원에서 2조9226억 원으로 7.3배 증가했다. 중앙치매센터는 국내 치매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50년에는 노인 7명 중 1명은 치매환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의학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치매치료제 개발에 주력했던 한 다국적 제약사는 치료제 개발에 실패했고 현재까지도 마땅한 치료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뇌신경외과 전문의이자 한의사인 최낙원 박사는 “치매는 개인의 증상에 맞춰 개별적인 근거기반의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근원적 치료를 목표로 하는 기능의학을 연구하고 치매치료에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을 접목시키는 치료방식을 구상해왔다. 그가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치매의 모든 것’을 출간했다. 본보는 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출간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치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치매의 정의, 진단, 치료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치매환자들을 위한 치료법이 약 처방 외에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이 책을 냈다.

현재까지 치매를 완치시킬 수 있는 약물은 없다. 그러나 전문의의 정확한 원인분류와 그에 따른 최선의 치료계획, 환자가 치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가에 따라 치매는 이겨낼 수 있는 질환이다.”

―책에서 주요하게 봐야할 부분이 있나.

“치매에 다양한 원인과 발병과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그래야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치매의 종류에 따라 책에 6가지로 분류해 놓았다. 치매의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구분은 중요하다.

치매는 뇌신경의 퇴행성노화뿐만 아니라 혈관의 문제, 뇌손상, 감염질환, 독성물질, 만성질환에 의해서도 발병한다. 염증이 원인이 돼서 발병한 치매는 염증치료를 우선으로 하고 만성질환이 원인이라면 만성질환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또 혈관성치매는 수술을 하면 좋아질 수도 있다. 인지기능이 떨어졌다고 다 같은 치매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런 분류가 제대로 안되면 자칫 수술로 좋아질 수 있는 환자가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 치매진단을 받은 15∼25%의 환자는 치매종류에 따라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해외 연구발표도 속속 나오고 있다.”

―치매는 유전적인 요인도 있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치매도 있다. 치매의 예방효과를 어느 정도로 보는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치매는 증상에 따라 생활습관, 식습관을 비롯해 40여 가지의 병인별 원인이 있다. 치매가 발병할 수 있는 원인을 알고 평소 운동과 좋은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의학과 한의학을 모두 공부한 이유가 있나.

“뇌신경외과 전문의로 있다가 54세에 한의학을 공부했다. 현대의학은 증상에 초점을 맞춰 치료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나는 원인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현대의학에서는 치매치료에 이렇다할 특효약이 아직까지 나오고 있질 않다. 현재 치매치료에 아리셉트(Aricept)와 메만틴(Memantine) 등 두 가지 약물이 사용되고 있지만 부작용이 심하고 완화제에 불과하다. 이런 이유로 전 세계 연구자들은 기능이 뇌에 영향을 준다는 기능의학(Functional Medicine)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이 기능의학을 중심으로 근본적인 치매치료법을 찾고 있다. 나는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을 통해 치매 발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에 현대의학과 한의학이 협조를 하면 치매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모든 치매환자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유전적 성향, 습관, 대사기능, 생활환경, 인지능력, 치료반응 등 개개인에 맞는 맞춤의료를 제공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 이외에 면역치료, 줄기세포치료, 기능 의학적 원인치료법과 전통의학을 조화롭게 사용하면 치매의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다양한 학제간의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융·통합 치료방법이 필요하다.

전통의학에는 뇌를 보호하는 식물성 물질도 많다. 인삼, 황기, 백출 등은 치매에 유용한 약재다. 일본에서도 치매에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하고 있다. 거기에는 식물성 약물처방, 침구치료 등을 포함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이 책을 봤으면 좋겠나.

“43가지로 엮어진 부록은 치매진단을 위한 각종 검사와 인지기능장애에 대한 프로그램, 기능의학에 근거한 식단과 식이요법, 해독작용 식물과 영양소 등을 다뤘다. 또 각종 레퍼런스와 치매관련기관, 통계자료, 소통을 위한 가족의 과제 등을 담아냈다. 일반인, 치매환자가 있는 보호자들뿐만 아니라 의료인들도 참고할 수 있는 책이다.”

―치매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과 보호자도 힘든 질환이다. 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

“치매는 무엇보다 가까운 주변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끊임없는 지지와 격려가 최선의 치료다. 특히 알츠하이머는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질병 중 하나다. 가족들이 치매환자를 감추고 요양원에 모시면 낯선 환경이 치매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최 박사는 치매발병 이후 환자가 사회적으로 격리되는 현실에 우려를 표시했다. “치매는 환자, 보호자, 의사가 모두 싫어하는 질병”이라며 “의학적 치료와 동시에 치매환자를 사랑하고 격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치매의 모든 것#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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