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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日 강제징용의 고통…’ 딸이 쓴 아버지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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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日 강제징용의 고통…’ 딸이 쓴 아버지의 인생

조종엽 기자 입력 2018-12-08 03:00수정 2018-12-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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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전하는 아버지의 역사/이흥섭 지음·‘잇다’ 옮김/280쪽·1만5000원·논형
높이 2m의 합숙소 판자벽 위에는 철사가 박혀 있었다. 1944년 황해도 곡산에서 콩밭을 매던 저자(1928∼2014)가 징용으로 끌려간 곳은 일본 규슈 사가현의 스미토모(住友) 탄광. 그는 굶주림에 시달리고, 어머니 유품인 반지를 나라에 바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국민’이라는 욕설과 함께 혼쭐이 난다. 자기도 모르게 고향 방향인 ‘북(北)’자를 땅바닥에 쓸 정도로 탈출을 염원하다가 7개월 만인 1945년 1월 1일 간신히 외출 허가를 받고 탈출한다. 운 좋게도 항구의 조선인 노동자들 틈에 섞여든다.

책에는 저자가 우여곡절 끝에 광복을 맞고 귀국하기 위해 하카타(博多)항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겼다. 끝내 귀국선을 타지 못한 그는 일본에서 고철상을 운영하며 살았다. 딸 동순 씨는 중학교 3학년이던 1977년 선생님의 권유로 아버지의 역사를 정리하기 시작해 수 년에 걸쳐 원고를 완성했다.

아베 일본 총리는 최근 징용의 강제성을 부정하며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고 했다. 저자는 말한다. “징용인들 중에 일본에 오고 싶어서 스스로 온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스미토모광업은 강제동원 핵심 3대 기업 가운데 하나다. 전후에도 승승장구했다. 저자는 “패전 후 일본은 ‘앞으로 일절 너희들에게 관여하지 않겠다’는 한마디로 징용인들을 원상복구할 책임에서 도망쳤다”고 꼬집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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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전하는 아버지의 역사#일본 강제징용#스미토모 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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