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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세월이 느껴지지 않는 H.O.T. 콘서트…한가지 달라진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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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세월이 느껴지지 않는 H.O.T. 콘서트…한가지 달라진 점은

이지운 기자 입력 2018-10-14 16:27수정 2018-10-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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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라이벌’ 젝스키스도 같은날 콘서트
“마음속에 같은 꿈을 그리고 있어/ 이 순간 우리 모두 함께 하나라고 느껴…”

새하얀 ‘천사 옷’을 입고 등장한 다섯 멤버. 늘 H.O.T.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곤 하던 ‘우리들의 맹세(The Promise of H.O.T.)’였다. 막내 이재원이 첫 소절을 시작하자 관객들은 일제히 ‘기다렸어 H.O.T.’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어보였다. 한국 아이돌 문화를 창시한 H.O.T.가 17년 만에 팬들과 재회하는 순간이었다.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13, 14일 열린 ‘2018 Forever High-five Of Teenagers’ 콘서트에서 H.O.T. 다섯 멤버가 10만여 명의 팬들 앞에 섰다. 2월 MBC ‘무한도전’에서 이벤트성 무대를 가진 적은 있지만 공식 콘서트는 2001년 2월 27일 이곳에서 열렸던 마지막 콘서트 이후 처음이다.

‘전사의 후예’로 시작해 ‘Outside Castle(The Castle Outsider)’ ‘아이야(I yah!)’ 등으로 이어진 13일 공연의 전반부에서 멤버들은 전성기 못지않은 춤과 가창력을 선보여 불혹의 나이를 무색케 했다. 멤버들은 그간의 아쉬움과 갈증을 단번에 풀어내듯 일곱 곡을 연이어 부른 후에야 팬들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저마다 “꿈만 같다” “TV로 보는 것처럼 이 순간이 실감나지 않는다”며 벅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캔디’ 활동 당시의 의상을 그대로 재현한 알록달록한 멜빵바지를 입은 멤버들이 객석 한가운데 설치된 무대에 깜짝 등장하며 공연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흰색 우비와 야광 머리띠, 야광봉으로 무장한 ‘안승부인’ ‘칠현마누라’들도 소싯적 ‘빠심’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 시절과 달랐던 점은 딱 하나, 상표권 분쟁으로 활동 당시 사용하던 H.O.T.라는 이름과 로고를 쓰지 못했다는 것뿐. 리더 문희준은 이를 의식한 듯 “우리가 누구냐”고 물었고, 관객은 그 어느 때보다 큰 목소리로 “H.O.T.”를 외쳤다.

장외의 열기도 객석만큼이나 뜨거웠다. 응원도구와 소품, 의류를 판매하는 부스에는 당일 새벽부터 끝없이 줄이 이어졌다. 어느덧 삼십대 중후반이 된 주축 팬들의 연령대를 반영하듯 매표소 인근에 미아보호소가 차려진 점도 이채로웠다. 13일 오후 공연장에서 만난 정의연 씨(36·여)는 “아침부터 줄을 서면서 너무 많이 울까봐 걱정했는데, 막상 오빠들을 보니 눈물 흘릴 새가 없었다. 세 시간이 30분처럼 지나갔다”고 했다. 이모 씨(37·여)는 “공연 중 배경화면에 ‘#2019’라는 문구가 뜨는 걸 봤다. 내년에도 오빠들의 무대를 볼 기회가 또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H.O.T.의 영원한 라이벌 젝스키스도 같은 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8 지금·여기·다시’ 콘서트를 열었다. 젝스키스는 2016년 해체 16년 만에 고지용을 제외한 5인 체제로 재결합한 이후 매년 콘서트를 열고 있다. 이번 콘서트의 규모는 H.O.T.에 비해 작았지만 “젝키짱!”을 외치는 2만여 ‘노랭이들’(젝스키스 멤버들이 팬덤을 부르는 애칭)의 열정은 결코 뒤지지 않았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 등 미디어에서 최근까지도 회자되는 ‘전설의 라이벌’ 다웠다.

다만 김재덕 은지원 이재진 장수원의 4인조로 무대에 오른 점은 옥의 티로 남았다. 강성훈은 최근 연이은 사기 및 횡령 의혹으로 구설에 올라 자진 하차했다. 공연 전 리더 은지원은 “전 멤버가 함께 무대에 서지 못해 기대했을 팬 분들께 미안하다. 부족함과 허전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네 명이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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