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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한번에 쭉 봐요”… 콘텐츠 공룡이 바꾼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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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한번에 쭉 봐요”… 콘텐츠 공룡이 바꾼 지형도

김민 기자 , 조윤경 기자 입력 2018-08-13 03:00수정 2018-08-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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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까talk]넷플릭스, 국내 진출 30개월의 변화
미국-영국 드라마 서비스 넘어 ‘미스터 션샤인’ ‘인랑’ 등 사들여
더 광범위한 국내 시청자 겨냥… “TV 안 켜도 되고 맘껏 골라보고”
‘통 큰 베팅’에 제작자는 미소… 플랫폼 독점에 공급자는 경계
미국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는 최근 ‘미스터 션샤인’과 ‘인랑’의 판권 구매로 화제가 됐다. 넷플릭스 제공
“예전엔 미국 시트콤 ‘프렌즈’를 케이블 채널로 봤어요. 요즘은 넷플릭스로 다양한 해외 드라마를 골라 볼 수 있잖아요. 텔레비전을 굳이 틀어 놓을 필요가 없어진 것 같아요.”

대학원생 박혜지 씨(27·여)는 1년 넘게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있는 마니아다. 그는 미국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로 넷플릭스에 입문해 최근엔 영국 드라마 ‘블랙 미러’와 독일 드라마 ‘레인’을 인상 깊게 봤다. 일본 드라마인 ‘심야식당’도 재밌게 본 시리즈로 꼽는 박 씨는 “문화예술 분야를 전공해 독특한 취향을 추구하는 지인이 많다. 만나면 ‘넷플릭스에 뭐가 재밌냐’고 서로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가 국내 진출한 지 2년 6개월이 넘었다. 2016년 1월 국내 첫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제작해 극장가를 떠들썩하게 만들더니 이제는 tvN ‘미스터 션샤인’이나 영화 ‘인랑’ 등 유명 콘텐츠를 사들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처음엔 박 씨와 같은 마니아가 찾는 서비스였다면, 지금은 더 광범위한 국내 시청자를 겨냥하는 모양새다.

미국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를 세상에 알린 ‘하우스 오브 카드’는 올해 새 시즌을 공개할 예정이다. 넷플릭스 제공
○ ‘친구들과 함께’, ‘자녀가 결제해서’

최근 구독을 시작한 국내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내 콘텐츠를 주로 즐기지만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정치·범죄물 등 다양한 장르의 해외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직장인 문지수 씨(28·여)는 최대 4명까지 이용할 수 있는 특성을 활용해 지인과 구독료를 나눠 쓴다. 이러한 사용 행태는 1인 가구 사이에서 도드라지는 추세다. 문 씨는 “미국 드라마와 국내 tvN 드라마를 주로 시청한다”며 “다운로드 기능을 활용해 출퇴근 시간에 보면 긴 이동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자녀의 가입으로 넷플릭스를 접하는 중·장년층도 등장했다. 아들을 통해 넷플릭스를 알게 된 허형준 씨(59)는 최근 ‘나르코스’, ‘하우스 오브 카드’ 등 취향에 맞는 정치·범죄물을 감상한다. 박상윤 씨(60)도 딸을 통해 넷플릭스로 미국 드라마나 우주 영화를 즐겨 본 케이스. 그러나 박 씨는 “선택지가 너무 많고 고르기 귀찮아, 아내를 따라 텔레비전을 더 본다”고 했다.

‘마블 디펜더스’는 24시간 내 모든 에피소드를 본 ‘정주행’ 국내 이용자가 가장 많은 타이틀이다. 넷플릭스 제공
○ 제작자는 미소, 공급자는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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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옥자’를 내놓았을 때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 제작자들은 우호적 반응을 보인다.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미스터 션샤인’ 등 대작이 아니라도 주목받은 드라마, 예능이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고 있다”며 “경제적 이득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문제는 공급망을 독점할 경우 자연스럽게 ‘갑’이 되는 것이 플랫폼의 힘. 영국 방송통신규제 기관인 오프콤은 지난달 영국에서 처음으로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의 구독자가 전통 유료 TV 서비스를 넘어섰다며 “영국 방송사의 콘텐츠 제공 방식 변화가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공영방송 BBC 역시 연간 보고서를 통해 “이제는 상업방송이 아닌 넷플릭스, 아마존과 싸워야 할 위기”라고 밝혔다.

중국은 처음부터 넷플릭스를 규제하고 자체 서비스를 만들고 있지만 국내는 이제야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 국내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막대한 글로벌 자본을 토대로 한 넷플릭스의 공세가 국내 콘텐츠 사업자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 우려된다”며 “국내 미디어산업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 kimmin@donga.com·조윤경 기자
#넷플릭스#하우스 오브 카드#미스터 선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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